정보
루미 VA
중국어: CV: Jing Chen
일본어: CV: Suzuki Minori
한국어: CV: 정해은
영어: CV: Emily Cass
루미 포르테 검사 보고서
공명력
유동의 광채
공명 평가 보고서
감정 결과: 「주파수 그래프 리포트 RA1159-G」
명확한 공명 시간은 없고 유년 시기에 이미 자체 발광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빛에 대한 제어 능력을 점차 가지게 되었다.
대상의 성흔은 오른쪽 다리에 위치해 있으며, 공명 후 신체적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공명 스펙트럼 테스트 그래프는 이미 알려진 여러 가지 광원과 가깝다. 대상이 공명 어빌리티를 사용 시, 전도 에너지로 전환이 가능하며, 전환한 에너지는 특정 물질의 에너지 공급에 사용된다.
테스트 샘플의 라벨 곡선 그래프는 수렴성이 없고, 눈에 띄게 주기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선천적 공명자로 판단된다
오버클록 진단 보고서
파형 테스트 그래프는 타원형 파동을 나타내며, 시간 영역은 안정적이며 비정상적인 파형은 보이지 않는다.
진단 결과: 오버클럭 임계치는 높으며, 안정성도 높은 편이어서 오버클럭 위험이 없다.
오버클럭 기록 없음.
심리 상담은 필요치 않으나, 규정된 시간 내 신체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루미 소중한 아이템 & 선호품
무무 네임펜
무무 물류에서 만든 네임펜. 루미와 함께 세상을 돌아다니며 때로는 물류 리스트에 사인을 하고, 때로는 그녀의 여행 일지를 기록하는 데 사용된다.
여정에서 만난 낯설지만 재미있고 착한 사람들, 특이한 별미와 맛이 독특한 음식, 산야의 아직 기록되지 않은 기이한 잔상, 그리고 동료들이 알려준 이야기 등... 내비게이터 소녀는 성실하고 즐거운 말투로 상세하게 일지에 기록한다
내비게이터 지휘봉
무무 물류에 막 가입했던 시절의 루미는 아직 자신의 공명 어빌리티 제어에 능숙하지 못했다.
하지만 업무에 투입되어야 했던, 그녀는 팀 선배의 도움으로 야외에서 사용하는 지휘봉을 만들었다.
루미는 가장 불안하고 미숙했던 시절을 이 지휘봉과 함께 보냈다. 그녀가 당당한 내비게이터가 되고 믿음직한 팀장으로 성장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로 함께 했다.
어두운 밤, 지휘봉의 반짝이는 불빛은 루미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신호였다
찍찍말랑이
루미는 자신의 파트너 찍찍이의 모양으로 스트레스 해소용 주물럭 인형을 주문 제작해 만들었다.
무무 물류의 업무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많았다. 자신의 어려움은 해결하기 쉬워도, 주변 사람들의 곤란은 그렇지 않았다. 크기가 서로 다른 우편물 마냥 사람들에게는 제각각 다른 소원과 바람이 있었고, 그걸 만족시키는 일은 늘 쉽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 루미는 찍찍말랑이 주물럭 인형을 손에 꼭 쥐고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한다
루미 스토리
산속 일기
월주의 낡은 초가집 창밖으로는 갈대밭이 있었다. 이 밭은 북쪽은 좁고 남쪽이 넓어 마치 쪼개진 조롱박 모양새로, 밤에는 저녁 달빛에 비추어 반짝거렸다.
여름의 무더위는 사람을 졸리게 만들곤 했다.
저녁 무렵, 루미는 어머니에게 안긴 채 창가의 흔들의자에 앉아 졸린 눈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당의 나무에서는 새와 벌레들이 노래하고 있었고, 선선한 부채질과 시원한 산들바람에 만족하며 아이는 어머니의 품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장장 마을.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마을 사람들도 모르고 이제는 그냥 익숙해진 듯했다.
비명으로 인한 피해는 황룡 곳곳에 퍼지고, 월주의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이 작은 마을에선 외부와 연결된 통로도 부득이하게 막혀 버렸다. 과학 기술은 멈추기는커녕 퇴보하기에 이르렀다. 생계를 위한 사람들의 삶은 농경시대로 돌아간 듯, 다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사냥을 하고 낚시를 했다. 날이 갈수록 장장 마을 사람들은 이런 생활에 적응하게 되었고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갔다.
루미가 태어나던 그날, 온 방이 빛으로 가득 찼다. 포대기 속의 아기는 부드럽고 밝은 빛을 뿜어내 한 잔의 등불과도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마당에 모여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단잠을 자는 아이를 지켜보았다. 여긴 공명자가 적은 편이고, 루미처럼 태어나서부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더욱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굳이 아이들까지 나설만한 일도 딱히 없었다. 이런 산속에서, 루미도 다른 아이들처럼 무럭무럭 자라며 숲속 야수의 흔적은 어떻게 분간하며, 배를 채울 수 있는 식물은 어떤 것인지 등을 알아 갔다.
장장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무 그늘을 찾아 모이곤 했고, 루미는 이럴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아이들과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그녀와 함께한 불빛은 그녀의 몸놀림을 따라 흔들거렸다. 마을의 노인들은 웃으며 그녀를 작은 태양이라고 불렀고 같은 나이대의 아이들도 이를 좋아하며 루미를 반딧불이라고 불렀지만, 루미는 자신이 가진 이 불빛이 어떤 의미인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사냥할 때는 빛의 제어가 미숙해 경계심이 강한 짐승을 놀래켜 달아나게 하기 일쑤였다.
사냥팀에서 제명당하고 이 어린아이는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홀로 갈대밭 구석에 온 아이는 한숨을 쉬며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눈부신 불빛이 밝아지며 잠시 흔들리다 다시 어두워졌다. 이렇게 루미는 계속 빛의 제어 능력을 연습하다 결국 피곤에 지쳐 깊은 잠에 빠지곤 했다.
그녀는 초조하지 않았다. 장장 마을의 모든 생활은 이토록 한가로웠으며 급할 것이 없었으니까.
반짝이던 물가의 불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밤바람과 개구리 울음소리만을 남기고...
여름의 무더위는 사람을 졸리게 만들곤 했다.
저녁 무렵, 루미는 어머니에게 안긴 채 창가의 흔들의자에 앉아 졸린 눈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당의 나무에서는 새와 벌레들이 노래하고 있었고, 선선한 부채질과 시원한 산들바람에 만족하며 아이는 어머니의 품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장장 마을.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마을 사람들도 모르고 이제는 그냥 익숙해진 듯했다.
비명으로 인한 피해는 황룡 곳곳에 퍼지고, 월주의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이 작은 마을에선 외부와 연결된 통로도 부득이하게 막혀 버렸다. 과학 기술은 멈추기는커녕 퇴보하기에 이르렀다. 생계를 위한 사람들의 삶은 농경시대로 돌아간 듯, 다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사냥을 하고 낚시를 했다. 날이 갈수록 장장 마을 사람들은 이런 생활에 적응하게 되었고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갔다.
루미가 태어나던 그날, 온 방이 빛으로 가득 찼다. 포대기 속의 아기는 부드럽고 밝은 빛을 뿜어내 한 잔의 등불과도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마당에 모여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단잠을 자는 아이를 지켜보았다. 여긴 공명자가 적은 편이고, 루미처럼 태어나서부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더욱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굳이 아이들까지 나설만한 일도 딱히 없었다. 이런 산속에서, 루미도 다른 아이들처럼 무럭무럭 자라며 숲속 야수의 흔적은 어떻게 분간하며, 배를 채울 수 있는 식물은 어떤 것인지 등을 알아 갔다.
장장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무 그늘을 찾아 모이곤 했고, 루미는 이럴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아이들과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그녀와 함께한 불빛은 그녀의 몸놀림을 따라 흔들거렸다. 마을의 노인들은 웃으며 그녀를 작은 태양이라고 불렀고 같은 나이대의 아이들도 이를 좋아하며 루미를 반딧불이라고 불렀지만, 루미는 자신이 가진 이 불빛이 어떤 의미인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사냥할 때는 빛의 제어가 미숙해 경계심이 강한 짐승을 놀래켜 달아나게 하기 일쑤였다.
사냥팀에서 제명당하고 이 어린아이는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홀로 갈대밭 구석에 온 아이는 한숨을 쉬며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눈부신 불빛이 밝아지며 잠시 흔들리다 다시 어두워졌다. 이렇게 루미는 계속 빛의 제어 능력을 연습하다 결국 피곤에 지쳐 깊은 잠에 빠지곤 했다.
그녀는 초조하지 않았다. 장장 마을의 모든 생활은 이토록 한가로웠으며 급할 것이 없었으니까.
반짝이던 물가의 불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밤바람과 개구리 울음소리만을 남기고...
멀리멀리
「화요일, 맑음. 오늘은 채동봉에서 노을을 봤다! 하지만 장장이 안 왔어. 활동을 계속하고 싶지 않나 봐...」
루미는 펜을 멈추고 황금빛 노을을 바라보며 손에 들고 있던 노트를 덮었다.
두터운 표지를 가진 노트였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루미 자신이 고른 선물이었다.
이전에는 일기였지만 지금은 탐색 일지가 되어버렸다. 이는 그녀가 어려서부터 계속해온 취미이기도 했다. 달리기 속도가 점점 빨라진 뒤로, 루미는 마을의 자갈길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녀는 보다 넓은 길을 원했고 바깥세상으로 나가길 갈망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장장 마을에서 밖으로 통하는 길을 찾지 못한지 오래였다.
아버지의 얘기를 들어 보면, 이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통로를 찾고자 떠났지만 모두 길을 잃거나 실패로 끝났다고 했다. 삶을 사는 데에는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많기도 했다.
바쁜 봄이 지나고, 바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도 바쁘고 나면 산골짜기에는 이미 서리가 내리고 있었다.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바쁘단 걸 루미 또한 이해했지만, 작은 몸에서 매일같이 커지는 호기심과 모험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마을에서 루미와 함께 자란 수많은 친구들 덕분에 탐색 소대의 결성은 순조로웠고, 그들은 마을 밖으로 통하는 길을 샅샅이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명으로 인한 어떤 규칙의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 지형의 구조가 충격으로 왜곡된 건지, 그들은 어른들이 겪었던 실패와 좌절을 똑같이 겪고 말았다.
처음 맛봤던 좌절은 별거 없었다. 아이들의 에너지와 호기심은 끝이 없어 해소할 곳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점점 성숙해진 아이들은 어른들의 노동에 함께하기 시작했고 여유가 없어졌다. 또 어떤 아이들은 탐색 활동 자체에 흥미를 잃어 다시는 오지 않게 되었다. 루미의 소대 구성원들은 점점 적어졌고, 오늘의 탐색도 모두가 빨리 귀가를 원하는 눈치라 대강 끝나버렸던 것이다.
소녀는 한숨을 쉬었다.
원래부터 이 일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소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루미는 자리에서 일어서다 잠시 멈추고는, 두 손을 입 앞에 모아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는 산속, 숲속에서 울려 퍼지다, 점점 작아졌다.
붉은색으로 물든 황금빛 구름은 불타오르듯 하늘을 태우며 먼 끝에서 다가오는 밤과 마주치게 되었다.
루미는 자신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탐색으로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경치를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해해도 되는 거야!
「아! 맞다! 여기서 끝내주는 경치를 봤는데, 오늘 밤에 빙수 먹을 때 장장에게 알려줘야지. 그리고 북이랑 명이도...」 루미는 작은 소리로 친구들의 이름을 세며 경치를 등지고는 홀로 산을 내려갔다
루미는 펜을 멈추고 황금빛 노을을 바라보며 손에 들고 있던 노트를 덮었다.
두터운 표지를 가진 노트였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루미 자신이 고른 선물이었다.
이전에는 일기였지만 지금은 탐색 일지가 되어버렸다. 이는 그녀가 어려서부터 계속해온 취미이기도 했다. 달리기 속도가 점점 빨라진 뒤로, 루미는 마을의 자갈길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녀는 보다 넓은 길을 원했고 바깥세상으로 나가길 갈망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장장 마을에서 밖으로 통하는 길을 찾지 못한지 오래였다.
아버지의 얘기를 들어 보면, 이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통로를 찾고자 떠났지만 모두 길을 잃거나 실패로 끝났다고 했다. 삶을 사는 데에는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많기도 했다.
바쁜 봄이 지나고, 바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도 바쁘고 나면 산골짜기에는 이미 서리가 내리고 있었다.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바쁘단 걸 루미 또한 이해했지만, 작은 몸에서 매일같이 커지는 호기심과 모험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마을에서 루미와 함께 자란 수많은 친구들 덕분에 탐색 소대의 결성은 순조로웠고, 그들은 마을 밖으로 통하는 길을 샅샅이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명으로 인한 어떤 규칙의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 지형의 구조가 충격으로 왜곡된 건지, 그들은 어른들이 겪었던 실패와 좌절을 똑같이 겪고 말았다.
처음 맛봤던 좌절은 별거 없었다. 아이들의 에너지와 호기심은 끝이 없어 해소할 곳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점점 성숙해진 아이들은 어른들의 노동에 함께하기 시작했고 여유가 없어졌다. 또 어떤 아이들은 탐색 활동 자체에 흥미를 잃어 다시는 오지 않게 되었다. 루미의 소대 구성원들은 점점 적어졌고, 오늘의 탐색도 모두가 빨리 귀가를 원하는 눈치라 대강 끝나버렸던 것이다.
소녀는 한숨을 쉬었다.
원래부터 이 일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소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루미는 자리에서 일어서다 잠시 멈추고는, 두 손을 입 앞에 모아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는 산속, 숲속에서 울려 퍼지다, 점점 작아졌다.
붉은색으로 물든 황금빛 구름은 불타오르듯 하늘을 태우며 먼 끝에서 다가오는 밤과 마주치게 되었다.
루미는 자신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탐색으로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경치를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해해도 되는 거야!
「아! 맞다! 여기서 끝내주는 경치를 봤는데, 오늘 밤에 빙수 먹을 때 장장에게 알려줘야지. 그리고 북이랑 명이도...」 루미는 작은 소리로 친구들의 이름을 세며 경치를 등지고는 홀로 산을 내려갔다
화려한 도시
「일어났네요. 여기, 일단 물 좀 마셔요.」
힘겹게 눈을 뜨며 그녀의 마른 입술에는 차갑지만 촉촉한 촉감이 느껴졌다. 루미는 본능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것을 입에 대며 급하게 마시려 했다.
다시 들리는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하다. 「천천히, 천천히 마셔요... 사레들려요.」
양껏 마신 루미는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를 구해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비슷한 복장의 세 사람은 보아하니 같은 소대인 듯했다. 그중 한 소녀가 그녀를 부축하며 미소를 지었다. 「혹시 이 근처에 살고 있나요? 하지만 이 지역엔 주민이 없다고 동료에게 들었는데... 저희 시스템의 지도 표시도 업데이트가 필요하겠네요.」
「고마워요. 당... 당신들... 바깥사람이죠?」 루미는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지금 이 순간에 사용할 만한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안쪽, 그리고 바깥. 그녀가 아는 세상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는 그때, 그들이 들고 있던 조명에 비춰 루미는 그들의 장비에 그려진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통통한 몸통에 삿갓을 쓰고 있으며,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웃음을 짓고 있는 한 마리의 햄스터였다.
한 명이 손을 뻗어 루미가 일어날 수 있도록 그녀를 부축했다.
「저희는, 무무 물류 운송팀입니다.」
「끝났어. 이제 봐봐. 어때?」 청운은 빗을 놓고 웃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쳤다.
거울 속의 자신을 보게 된 루미는 넋을 잃었다. 거울 속의 얼굴이 낯설었다.
청운은 그녀를 구해준 무무 물류 운송팀의 팀장이자, 그녀를 장장 마을에서부터 번화한 도시로 데려다준 사람이었다. 그녀는 말재주와 솜씨가 좋아, 무무 물류의 신입인 루미는 그녀 밑에서 배우고 있었다.
거울 속 루미는 귀여운 머리를 꼬아 묶고, 무무 물류에서 지급된 새 제복을 입고 있어 이제는 완전히 도시 사람처럼 보였다.
「괜찮네요...」 루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긁적하였다.「고마워요. 청운 언니.」
「뭐라는 거야~ 빨리 자료를 보내줘야 해서 먼저 갈게. 이따 식당에서 볼까?」
「네네!」
기숙사는 다시 조용해졌다. 루미는 거울을 보며 멍 때리다 두 뺨에 힘을 줘 두드렸다.
이제야 무무 물류 신입 평가를 통과한 루미는 아직까지 이 도시에 적응 중이었다.
장장 마을의 고요함과 달리 여긴 극도로 떠들썩했다. 어디에 가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렸고, 늦은 밤에도 밝은 등불에 행인들이 있었다. 곳곳에 늘어선 벽, 셀 수조차 없는 문, 수많은 통행금지 구역... 산속 마을 시절 루미는 길을 따라 줄곧 달려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차근차근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떠들썩한 시장 사이를 걷던 그녀는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후... 천천히. 다급할 필요 없어...」
루미는 또 작은 소리로 몇 마디를 내뱉고는 삿갓을 들고 문을 나섰다
힘겹게 눈을 뜨며 그녀의 마른 입술에는 차갑지만 촉촉한 촉감이 느껴졌다. 루미는 본능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것을 입에 대며 급하게 마시려 했다.
다시 들리는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하다. 「천천히, 천천히 마셔요... 사레들려요.」
양껏 마신 루미는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를 구해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비슷한 복장의 세 사람은 보아하니 같은 소대인 듯했다. 그중 한 소녀가 그녀를 부축하며 미소를 지었다. 「혹시 이 근처에 살고 있나요? 하지만 이 지역엔 주민이 없다고 동료에게 들었는데... 저희 시스템의 지도 표시도 업데이트가 필요하겠네요.」
「고마워요. 당... 당신들... 바깥사람이죠?」 루미는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지금 이 순간에 사용할 만한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안쪽, 그리고 바깥. 그녀가 아는 세상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는 그때, 그들이 들고 있던 조명에 비춰 루미는 그들의 장비에 그려진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통통한 몸통에 삿갓을 쓰고 있으며,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웃음을 짓고 있는 한 마리의 햄스터였다.
한 명이 손을 뻗어 루미가 일어날 수 있도록 그녀를 부축했다.
「저희는, 무무 물류 운송팀입니다.」
「끝났어. 이제 봐봐. 어때?」 청운은 빗을 놓고 웃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쳤다.
거울 속의 자신을 보게 된 루미는 넋을 잃었다. 거울 속의 얼굴이 낯설었다.
청운은 그녀를 구해준 무무 물류 운송팀의 팀장이자, 그녀를 장장 마을에서부터 번화한 도시로 데려다준 사람이었다. 그녀는 말재주와 솜씨가 좋아, 무무 물류의 신입인 루미는 그녀 밑에서 배우고 있었다.
거울 속 루미는 귀여운 머리를 꼬아 묶고, 무무 물류에서 지급된 새 제복을 입고 있어 이제는 완전히 도시 사람처럼 보였다.
「괜찮네요...」 루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긁적하였다.「고마워요. 청운 언니.」
「뭐라는 거야~ 빨리 자료를 보내줘야 해서 먼저 갈게. 이따 식당에서 볼까?」
「네네!」
기숙사는 다시 조용해졌다. 루미는 거울을 보며 멍 때리다 두 뺨에 힘을 줘 두드렸다.
이제야 무무 물류 신입 평가를 통과한 루미는 아직까지 이 도시에 적응 중이었다.
장장 마을의 고요함과 달리 여긴 극도로 떠들썩했다. 어디에 가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렸고, 늦은 밤에도 밝은 등불에 행인들이 있었다. 곳곳에 늘어선 벽, 셀 수조차 없는 문, 수많은 통행금지 구역... 산속 마을 시절 루미는 길을 따라 줄곧 달려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차근차근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떠들썩한 시장 사이를 걷던 그녀는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후... 천천히. 다급할 필요 없어...」
루미는 또 작은 소리로 몇 마디를 내뱉고는 삿갓을 들고 문을 나섰다
수많은 강과 산
「찍찍, 너무 어지러워...」
루미는 침대의 가장자리에 기댄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거센 파도가 배에 부딪치며, 선실은 사람을 바닷속으로 내던지듯 격렬하게 흔들거렸다.
그녀는 품속의 햄스터 인형을 꼭 끌어안으며 눈을 감고 도착을 기다렸다.
또 며칠의 시간이 지나, 바닷새가 맴도는 항구가 이제야 수평선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참기 힘들었던 루미는 재빨리 땅에 발을 디디고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같은 배멀미로 고통받던 옆의 일행에게 물었다.「연이, 마레. 모두 괜찮아요?」
두 젊은이는 나약하게 고래를 끄덕였다. 루미는 머리를 긁적거리고는 그들을 데리고 항구 주변의 벤치에 앉아 쉬게 했다.
「루미 팀장님, 예전에 리나시타 올 때도 이렇게 오래 배를 타야 했나요?」 연이가 머리를 숙인 채 물었다.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두 분에게 항상 하는 말이 단련! 그리고 체력 유지잖아요. 여기에 오는 것보다 더 힘든 곳도 엄청 많아요!」
「팀장님은 처음에는 멀미를 그렇게 하더니... 어떻게 바로 괜찮아 지신 거죠?」
「헤헤, 저도 청운 언니와 여기에 처음 왔을 때는 두 분과 같았어요. 다리에 힘 풀리고, 토하고 싶고... 다시는 안 올 거라고 말할 뻔했죠.」
마레는 그녀의 말에 인정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가 흔들리는 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마레와 연이는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루미 밑으로 들어온 신입이다. 무무 물류는 루미에게 이 신입들을 교육하고 이끌어 주기를 원했다. 팀장... 자신도 이제 팀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루미는 평소와 다른 기분을 느꼈다. 자신도 보살핌 아래에서 성장했으니,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 힘든 것보다 자신이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할까 걱정인 것이었다. 또 신입이 그것으로 인해 물류 업무를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자신 역시 청운 언니처럼 잘 해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루미 팀장님. 청운 언니의 얘기를 자주 하시던데, 저는 아직 지부에서 보지 못했는데요...?」 연이가 물었다.
「청운 언니는 이미 그만뒀어요.」
「네? 그분이 매년 우수 내비게이터로 선정됐다고 알려 주셨잖아요. 대체 왜...」 마레도 끼어들어 말했다.
루미는 고개를 들어 라군나의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짙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삶... 때문이죠.」 그녀는 어릴 때처럼 주변 사람에게 말했다. 「삶이란 원래 고려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솔라리스는 드넓고, 무무 물류는 항상 떠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청운 언니는 그냥 그만두었죠.」
「루미 팀장님은요? 집에서 뭐라 안 하세요?」
「말 나온 적은 있죠. 하지만 이건 제 인생이잖아요. 전 사실 돌아다니는 게 좋아요.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솔라리스는 정말 크지만 아무나 이렇게 시간 내서 여행을 떠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무무 물류가 여러분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거죠! 청운 언니도 저에게 많은 걸 알려줬으니, 그걸 나중에는 제가 두 분께 모두 가르쳐 드리죠.」
신입들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삶이란 오고 가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임무 완수!' 의 신념을 이어받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는 것만으로 충분하죠!」 루미는 다시 일어서서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그녀 어깨에 기어오른 찍찍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10분만 더 쉬고 출발합시다. 아 맞다! 두 분 라군나 특산 스리볼 아이스크림 드셔볼래요? 제가 쏠게요!」
「네! 잘 먹겠습니다!」
「저도! 너무 좋아요!」
루미는 침대의 가장자리에 기댄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거센 파도가 배에 부딪치며, 선실은 사람을 바닷속으로 내던지듯 격렬하게 흔들거렸다.
그녀는 품속의 햄스터 인형을 꼭 끌어안으며 눈을 감고 도착을 기다렸다.
또 며칠의 시간이 지나, 바닷새가 맴도는 항구가 이제야 수평선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참기 힘들었던 루미는 재빨리 땅에 발을 디디고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같은 배멀미로 고통받던 옆의 일행에게 물었다.「연이, 마레. 모두 괜찮아요?」
두 젊은이는 나약하게 고래를 끄덕였다. 루미는 머리를 긁적거리고는 그들을 데리고 항구 주변의 벤치에 앉아 쉬게 했다.
「루미 팀장님, 예전에 리나시타 올 때도 이렇게 오래 배를 타야 했나요?」 연이가 머리를 숙인 채 물었다.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두 분에게 항상 하는 말이 단련! 그리고 체력 유지잖아요. 여기에 오는 것보다 더 힘든 곳도 엄청 많아요!」
「팀장님은 처음에는 멀미를 그렇게 하더니... 어떻게 바로 괜찮아 지신 거죠?」
「헤헤, 저도 청운 언니와 여기에 처음 왔을 때는 두 분과 같았어요. 다리에 힘 풀리고, 토하고 싶고... 다시는 안 올 거라고 말할 뻔했죠.」
마레는 그녀의 말에 인정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가 흔들리는 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마레와 연이는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루미 밑으로 들어온 신입이다. 무무 물류는 루미에게 이 신입들을 교육하고 이끌어 주기를 원했다. 팀장... 자신도 이제 팀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루미는 평소와 다른 기분을 느꼈다. 자신도 보살핌 아래에서 성장했으니,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 힘든 것보다 자신이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할까 걱정인 것이었다. 또 신입이 그것으로 인해 물류 업무를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자신 역시 청운 언니처럼 잘 해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루미 팀장님. 청운 언니의 얘기를 자주 하시던데, 저는 아직 지부에서 보지 못했는데요...?」 연이가 물었다.
「청운 언니는 이미 그만뒀어요.」
「네? 그분이 매년 우수 내비게이터로 선정됐다고 알려 주셨잖아요. 대체 왜...」 마레도 끼어들어 말했다.
루미는 고개를 들어 라군나의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짙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삶... 때문이죠.」 그녀는 어릴 때처럼 주변 사람에게 말했다. 「삶이란 원래 고려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솔라리스는 드넓고, 무무 물류는 항상 떠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청운 언니는 그냥 그만두었죠.」
「루미 팀장님은요? 집에서 뭐라 안 하세요?」
「말 나온 적은 있죠. 하지만 이건 제 인생이잖아요. 전 사실 돌아다니는 게 좋아요.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솔라리스는 정말 크지만 아무나 이렇게 시간 내서 여행을 떠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무무 물류가 여러분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거죠! 청운 언니도 저에게 많은 걸 알려줬으니, 그걸 나중에는 제가 두 분께 모두 가르쳐 드리죠.」
신입들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삶이란 오고 가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임무 완수!' 의 신념을 이어받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는 것만으로 충분하죠!」 루미는 다시 일어서서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그녀 어깨에 기어오른 찍찍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10분만 더 쉬고 출발합시다. 아 맞다! 두 분 라군나 특산 스리볼 아이스크림 드셔볼래요? 제가 쏠게요!」
「네! 잘 먹겠습니다!」
「저도! 너무 좋아요!」
길 위에서
장장 마을과 바깥세상이 다시 연결된 후, 마을에는 수많은 기초 시설들과 설비들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루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는 여전히 극도로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이 드는 원인은 아마 루미처럼 바깥세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떠나고, 여기에 남기로 한 사람들은 이미 이곳의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를 습관처럼 유지해서일지도 몰랐다. 해가 저물 때 이곳저곳의 지붕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벌레가 풀밭에서 가볍게 노래하며, 집집마다 요리하느라 바쁜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루미의 어머니 아버지는 그녀를 반기며, 따끈한 면 한 그릇을 요리해 주었다. 수북이 썰어 넣은 고기에, 구수한 국물, 그리고 향이 가득 퍼지는 고추기름까지.
그녀는 김이 피어오르는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땀이 나는 줄도 모르고, 볼이 수증기에 벌겋게 데도록 마구 먹었다.
「천천히 먹어! 누가 빼앗아 먹기라도 하니.」 어머니는 물을 건넸다.
물을 몇 모금 마신 그녀는 또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 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담뱃대를 툭툭 털었다. 「일하는데 어려운 게 많아? 집에 한번 들를 시간도 없게.」
「어렵다 라... 있었죠! 근데 이미 해결했어요!」 루미는 볼을 긁적긁적하며 웃었다. 「도와주신 분이 있었어요! 진짜 대단한 분이었는데, 알고보니 금주의 대영웅이더라고요.」
「우리 루미 그렇게 대단한 분까지 만났었어?」 어머니가 웃으면서 놀렸다.
「진짜예요!」 그녀의 두 손은 이미 춤을 추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얘기해 주었잖아요. 업무에 일이 좀 생겼는데 기분도 안 좋고 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어떻게 된 일이냐면...」
이튿날 날이 희부옇게 밝아지자 루미는 집을 떠나 이른 아침의 광야를 즐겼다.
여기는 과거와 많이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그녀를 키운 그때 그 모습이었다.
목적지 없이 흙길을 지나, 언덕을 넘어, 자유롭게 전진했다.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릴 때서야 그녀는 깜짝 놀라 제정신을 차렸다.
「아... 장장!」 그녀는 휘둥그레 눈을 뜨고 어릴 적 친구를 쳐다보았다.
장장은 손을 들고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 「정신 들어?? 어떻게 이쪽 길로 온 거야?」
「방금 멍 때리다 하마터면... 여긴 어디지?」
「새로 닦은 산길이야. 몇 년간 계속 이 일을 했는데 최근에 완공됐어. 예전보다는 백배 좋지 않아? 예전에도 넌 여길 진짜 좋아했었잖아, 잊었어?」
눈을 크게 뜨고 앞을 바라보니 역시 익숙한 산의 경치였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흰 선 한갈래가 나무 사이를 뚫고 나갔다.
「지금도 장장 마을에 오는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네가 그 무... 무무 물류에 가입하고 나서 시간 될 때마다 오긴 했지.」 장장이 잠시 멈추더니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맞다. 너 장장 마을 밖에서 엄청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며? 재미있는 이야기 같은 거 없어? 나도 요즘 계속 나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루미는 내비게이터를 맡을 때의 이야기 몇 개를 들려주고 장장과 작별했다. 길에는 또 그녀 혼자만 남았다.
루미는 길가에 있는 돌덩이를 찾아 앉으면서 얼굴을 받치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아가야만 했다. 앞으로... 나아가야만 다른 것을 만날 것이며, 그래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타인을 바꿀 수 있었다.
밤이 지나가고, 잠들어 있던 산은 계란 노른자처럼 유동하고 있는 금빛 속에서 깨어났다.
산길이 하늘과 합쳐지는 저 먼 끝에서, 익숙한 물류차가 아침 햇빛을 받으며 유유히 장장 마을로 오고 있었다
이런 느낌이 드는 원인은 아마 루미처럼 바깥세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떠나고, 여기에 남기로 한 사람들은 이미 이곳의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를 습관처럼 유지해서일지도 몰랐다. 해가 저물 때 이곳저곳의 지붕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벌레가 풀밭에서 가볍게 노래하며, 집집마다 요리하느라 바쁜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루미의 어머니 아버지는 그녀를 반기며, 따끈한 면 한 그릇을 요리해 주었다. 수북이 썰어 넣은 고기에, 구수한 국물, 그리고 향이 가득 퍼지는 고추기름까지.
그녀는 김이 피어오르는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땀이 나는 줄도 모르고, 볼이 수증기에 벌겋게 데도록 마구 먹었다.
「천천히 먹어! 누가 빼앗아 먹기라도 하니.」 어머니는 물을 건넸다.
물을 몇 모금 마신 그녀는 또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 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담뱃대를 툭툭 털었다. 「일하는데 어려운 게 많아? 집에 한번 들를 시간도 없게.」
「어렵다 라... 있었죠! 근데 이미 해결했어요!」 루미는 볼을 긁적긁적하며 웃었다. 「도와주신 분이 있었어요! 진짜 대단한 분이었는데, 알고보니 금주의 대영웅이더라고요.」
「우리 루미 그렇게 대단한 분까지 만났었어?」 어머니가 웃으면서 놀렸다.
「진짜예요!」 그녀의 두 손은 이미 춤을 추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얘기해 주었잖아요. 업무에 일이 좀 생겼는데 기분도 안 좋고 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어떻게 된 일이냐면...」
이튿날 날이 희부옇게 밝아지자 루미는 집을 떠나 이른 아침의 광야를 즐겼다.
여기는 과거와 많이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그녀를 키운 그때 그 모습이었다.
목적지 없이 흙길을 지나, 언덕을 넘어, 자유롭게 전진했다.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릴 때서야 그녀는 깜짝 놀라 제정신을 차렸다.
「아... 장장!」 그녀는 휘둥그레 눈을 뜨고 어릴 적 친구를 쳐다보았다.
장장은 손을 들고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 「정신 들어?? 어떻게 이쪽 길로 온 거야?」
「방금 멍 때리다 하마터면... 여긴 어디지?」
「새로 닦은 산길이야. 몇 년간 계속 이 일을 했는데 최근에 완공됐어. 예전보다는 백배 좋지 않아? 예전에도 넌 여길 진짜 좋아했었잖아, 잊었어?」
눈을 크게 뜨고 앞을 바라보니 역시 익숙한 산의 경치였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흰 선 한갈래가 나무 사이를 뚫고 나갔다.
「지금도 장장 마을에 오는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네가 그 무... 무무 물류에 가입하고 나서 시간 될 때마다 오긴 했지.」 장장이 잠시 멈추더니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맞다. 너 장장 마을 밖에서 엄청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며? 재미있는 이야기 같은 거 없어? 나도 요즘 계속 나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루미는 내비게이터를 맡을 때의 이야기 몇 개를 들려주고 장장과 작별했다. 길에는 또 그녀 혼자만 남았다.
루미는 길가에 있는 돌덩이를 찾아 앉으면서 얼굴을 받치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아가야만 했다. 앞으로... 나아가야만 다른 것을 만날 것이며, 그래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타인을 바꿀 수 있었다.
밤이 지나가고, 잠들어 있던 산은 계란 노른자처럼 유동하고 있는 금빛 속에서 깨어났다.
산길이 하늘과 합쳐지는 저 먼 끝에서, 익숙한 물류차가 아침 햇빛을 받으며 유유히 장장 마을로 오고 있었다
루미 보이스 라인
마음의 소리 · Ⅰ
아! 방랑자에 대한 얘기는 루미도 전부터 많이 들었어요! 어디서 들었냐고요? 우리 무무물류 취급국은 어디에나 있어서 소식 전달도 엄청 빠르거든요. 다들 배송 일을 하면서 새로운 소식이나 이야기를 나눠요. 방랑자는 지금 금주에서 가장 핫한 화제의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많이 들을 수밖에 없죠!
마음의 소리 · Ⅱ
이 단말기의 벨소리는 제가 만든 거예요. 무무물류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거든요... 벨소리가 울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으니까요. 동료들도 괜찮다고 칭찬해 줬고, 지금은 다들 이 벨소리를 쓰고 있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더 멀리 퍼졌죠
마음의 소리 · Ⅲ
이건 제 인형 찍찍이에요. 자, 한번 안아보실래요? 완전 귀엽죠! 찍찍이를 처음 만들었을 땐 제가 무무물류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매일매일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일을 망치면 어떡하지?」 하고 좀 불안하기도 했죠. 그때 찍찍이가 곁에서 저한테 큰 힘이 돼 줬어요!
마음의 소리 · IV
매니큐어가 다 지워졌네... 응! 새로 칠해야겠다~ 처음 마을을 나섰을 땐, 하루라도 빨리 자신감 넘치고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는 세련된 사람이 되려고 엄청 노력했었어요. 화장법도 닥치는 대로 찾아보고... 그땐 진짜 웃겼었는데! 지금은... 당연히 저만의 스타일을 찾았지만요. 아! 그래서 말인데, 어떤 색이 더 나은 것 같으세요?
마음의 소리 · V
어릴 때 쭉 마을에서만 지내서 그런지, 밖에 나온 후로는 한곳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었던 것 같아요. 드라이브 할 때 바람이 귓가로 스쳐 가면 얼마나 기분이 좋고 상쾌한데요!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별도 하고... 방랑자도 마찬가지겠죠? 여행은 계속되고,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어디서든 우린 꼭 다시 만나게 될 거라 믿고 있고요. 그때가 되면 같이 특산 요리를 먹으면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꼭 알려주시기에요!
루미의 취미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 아름다운 만남과 재밌는 일들... 그런 것들과 만날 때마다, 수시로 제 여행노트에 기록해 둬요. 글로 표현할 수 없으면 그림으로 남기기도 하고요. 무무물류에 들어오면서부터 지금까지 몇 권이나 만들었는지 몰라요!
루미의 고민
시간이 항상 부족해서 머리가 너무 아파요. 배송도 해야 하고, 새 노선도 탐색해야 하고, 친구랑 수다도 떨어야 되고, 여행노트도 적어야 되고... 으으, 벌써 어지럽네요. 나도 분신술을 할 줄 알았다면...
좋아하는 음식
아! 저는 쌀국수를 엄청 좋아해요! 고춧가루랑 식초도 넣고, 잘게 썬 파까지 넣어주면... 진짜 끝내주거든요! 다음에 월주에서 만나면 제가 한턱 쏠게요. 어떠세요?
싫어하는 음식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한번은 배송 중에 배가 고파서, 황금어탕 국물에 그 지역 특산품인 납작 당면을 주문한 적이 있어요. 싱싱한 야채가 들어간 게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더라고요. 그대로 크게 한 입 먹었는데... 으으으, 너무 쓴 거 있죠? 다시는 안 먹을 거예요!
포부와 이상
할 일이 너무너무 많아요! 마을의 교통이랑 시설이 안 좋아서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니거든요. 제 팀원들도 신경써야 되고요. 승진하고 싶은 애도 있고, 연봉을 올리고 싶은 애도 있고,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싶은 애도 있어서... 바라는 걸 다 들어주고 싶거든요. 헤헷... 좀 정신없고 바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절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그래서, 저 루미는! 오늘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나의 이야기 · Ⅰ
제 머리에 단 이거요? 저희 무무물류 직원 카드예요. 가끔 손에 든 물건이 너무 많으면 가방에서 꺼내기가 불편해서 그냥 머리핀으로 만들게 됐죠. 동료들도 저를 만나면 바로 제 이름을 부를 수 있으니까, 완전 편하고 좋아요!
나의 이야기 · Ⅱ
홀로 마을을 나선 날, 전 산을 넘고 마을 어른들이 가 본 가장 먼 곳까지 지나 낯선 황야에 도착했어요. 쌀쌀한 공기에, 손등이랑 얼굴은 이슬로 촉촉해졌죠. 너무 흥분했었는지, 제 몸에서 나오는 빛이 잔상을 끌어들였고... 다행히 모두 처리했지만, 저도 힘을 다 써서 기절하고 말았죠. 그때 절 구해준 건 무무물류 사람들이었어요. 제가 깨어났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건, 그분들이 손에 든 등불이 환하게 빛나면서 어둠을 밝히는 모습이었어요
감심에 관하여
배송 중에는 잠잘 곳을 찾기가 힘들어서, 가끔 밖에서 휴식을 취할 때가 있어요. 한번은 자다가 눈을 떴는데, 감심 수행자가 멀리 절벽 거암낭에서 자고 있더라고요... 굉장히 깨끗하고 가벼운 구름 같았어요
치샤에 관하여
마소... 앗! 이, 이게 아니지! 치샤 말이죠! 크흠, 치샤 순찰관이 받는 택배는 거의 다 먹을 거였는데... 아! 나머지는 영웅극 굿즈였어요. 저번에 택배를 받았을 때 활짝 웃으면서 깡총깡총 뛰는 모습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유호에 관하여
유호가 보내는 물건은 전부 다 비싸 보이더라고요. 항상 보증금까지 내고요. 음... 전 골동품은 잘 모르지만, 유호가 정말 진지한 태도로 다루는 걸 보면, 분명 유호한테는 아주 소중하고 아끼는 물건들인 건 확실해요
설지에 관하여
설지 연구원의 택배는 항상 무거워요! 다 책인 것 같던데요? 두껍게 쌓인 책을 한 묶음씩 보내는데, 어떨 때는 좀 특이한 물건도 끼어 있었고요. 뭐였더라, 새로운 실험 재료라고 했었나...
절지에 관하여
사실 저도 절지를 만난 적은 거의 없어요. 절지는 항상 저녁에 일하고 낮에는 잠을 자서, 보통 사람들과는 생활 패턴이 완전 다르거든요. 그래서 절지가 주문한 물감이나 종이는 항상 정해진 곳에 넣어만 놓고 가요
생일 축하
오늘 하루는 주방을 빌려달라고 미리 판화반점 사장님한테 얘기해놨어요. 이건 우리 마을 전통인데요, 생일 때는 꼭 계란 두 개를 넣은 뜨끈뜨끈한 「장수면」을 먹는 거예요. 중간에 면을 끊으면 안 되고, 한 번에 후루룩! 끝까지 다 먹는 게 중요하죠. 헤헤... 생일 축하해요. 방랑자의 앞날에 항상 밝은 희망의 빛만 가득하기를!
대기 · 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는데, 아직인가? 휴...
대기 · Ⅱ
(호흡)
대기 · Ⅲ
찍찍아! 편지 이리 줘...!
자기 소개
저는... 룰루랄라~ 루미예요! 혹시 보내고 싶은 우편이 있나요? 무무물류의 내비게이터로서 꼭 안전하게 배송해 드릴게요!
시작의 연주
걱정 마세요! 이 빛으로, 책임지고 인도할게요!
파티 가입 · Ⅰ
정시 도착!
파티 가입 · Ⅱ
새로운 풍경을 기록해야지!
파티 가입 · Ⅲ
앞길을 밝혀드릴게요!
돌파 · Ⅰ
꼬리에 있는 등불이 전보다 더 밝아진 것 같지 않나요?
돌파 · Ⅱ
무무물류의 신항로 개척을 위해, 특별 체력 훈련은 필수죠
돌파 · Ⅲ
정말 대단해요! 방랑자가 가르쳐주시고 나니까 찍찍이가 더 높이, 더 빨리 뛸 수 있게 됐어요!
돌파 · IV
마을 사람들은 다 저를 「작은 태양」이라고 부르지만, 전 태양보다는 작은 등불이 더 좋아요. 해는 뜰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만, 빛이 필요한 밤에 사람들이 찾는 건 태양이 아닌 등불이잖아요!
돌파 · V
이젠 저도 우수한 내비게이터라고 할 수 있겠죠? 앗... 아냐 아냐, 정신 차려! 자만할 때가 아니라고! 전 더 노력할 거예요! 앞길은 아직 멀고 험하지만, 저 루미는 항상 떳떳하게 앞만 보고 나아갈 거예요
공명 해방 · Ⅰ
찍찍아, 혼쭐 내 줘!
공명 해방 · Ⅱ
찍찍아, 상자 지켜!
공명 해방 · Ⅲ
찍찍아, 길을 열어줘!
변주 스킬
같이 가자!
피격 · Ⅰ
찍찍아, 조심해!
피격 · Ⅱ
망가진다고!
중상 · Ⅰ
늦으면 안 돼!
중상 · Ⅱ
상자가...!
중상 · Ⅲ
찍찍아, 도망가...
전투불가 · Ⅰ
길 안내. 탐색 실패...
전투불가 · Ⅱ
불빛이 사라져...
에코 어빌리티 · 소환
대단해!
에코 어빌리티 · 변신
이건 어때?
전투 알림
찍찍아, 일어나!
글라이딩 날개
높이 높이 날아봐요!
스캔
힛, 찾았다!
보급 획득 · Ⅰ
우와, 좋은 거네요!
보급 획득 · Ⅱ
운이 좋네요!
보급 획득 · Ⅲ
찍찍아, 이것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