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파수인 VA
중국어: CV: Tang YaJing
일본어: CV: Suwa Ayaka
한국어: CV: 김보나
영어: CV: Stephanie McKeon
파수인 포르테 검사 보고서
공명력
울림의 감촉
공명 평가 보고서
「추출된 파일 기록 - A. A1001」
속한 개체: 두 번째 실례
기록자: ▇▇▇▇
기록 단락: A. A-000
두 번째 실례(즉, 파수인)는 전체가 고순도 울림 에너지 결정체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파수인의 원활한 작동으로 ▇▇▇▇ 이론의 실현 가능성이 검증되었다.
a. 모듈 앵커 포인트는 「블레이자」에 따라 설정된다. 이는 울림 에너지를 흡착 및 응집하여 에너지의 실체화를 유발할 수 있다.
b. 정보 데이터를 에너지 실체에 미리 설정하여 독립적인 사고 및 인지를 부여할 수 있다.
기존의 공명 논리와 달리 두 번째 실례(즉, 파수인)는 울림 에너지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시, 가슴에 있는 결정체 모양의 흔적이 옅은 파란색으로 빛난다. 주파수는 순수한 울림 에너지와 일치하지만 선택된 설정 모듈의 영향으로 힘의 순환은 나비 성운 및 스텔라 매트릭스 영역과 같은 시각적 특성을 가진 별의 진화와 유사하다.
▇▇▇▇▇▇▇▇▇▇▇▇
두 번째 실례의 후속 상황은 ▇▇ 본 시스템이 계속 관찰할 것이다
오버클록 진단 보고서
「추출된 파일 기록 - A. A1001」
속한 개체: 두 번째 실례
기록자: ▇▇▇▇
기록 단락: A. A-311
파수인의 ▇▇▇ 테스트 결과를 보면 기본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지만, 체내 울림 에너지가 여러 번 붕괴 상태를 겪으며 과도하게 소모될 뿐만 아니라 결정체가 깨지며 분리되는 경우가 있다. ▇ 본 시스템은 이것이 대량의 비명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특이 사항으로는 파수인 또한 이 상황을 알아채고 자신의 손상된 부분을 새로운 에너지 결정체로 교체하고 치유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파수인의 어깨, 팔, 아랫다리에 있는 물결 자국은 치유 과정에서 남은 흔적이라고 추측된다.
이런 상황의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체를 대상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테스트 및 교체 빈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 ▇▇▇ 테스트 결과가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날 경우 다른 대안을 택해야 한다
파수인 소중한 아이템 & 선호품
파괴된 별
파수인의 체내에서 빠져나온 부서진 결정체.
에너지가 소진되어 마치 죽은 듯 고요한 상태다.
파도가 빠지고 뭇별은 자신의 답을 내놓았다. 파수인 또한 자신이 완수해야 할 사명을 마주하기로 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삼고 거듭되는 비명으로 인해 좌절을 맛보면서도, 체내에서 빛을 잃은 부분을 분리했고, 새로운 울림을 포획하여 결정체로 응집시켜 자신의 틈새를 메웠다.
이렇게 자신의 일부를 희생하여 자신의 또 다른 부분을 연장하였다... 마치 항해 중인 테세우스의 배가 스스로의 변화를 목격하고 나아가는 것처럼 버려진 조각들을 줍곤 했다. 그건 그녀의 과거이자, 그녀가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주기시계
검은 해안 지하의 끝없는 밤하늘에는 뭇별이 펼쳐져 있다. 시간이 흐르지만 사계절의 구분이 없다. 방랑자는 흘러가고 있는 것들을 실제로 감지할 수 있도록 모래시계의 모양을 본떠 스스로 작동하는 시간 측정 장치를 만들어 파수인에게 선물했다.
이 장치는 수동으로 뒤집어 작동시킬 필요가 없으며 내부 에너지 매개체는 42일을 주기로 위아래 대칭되는 구조에서 끊임없이 맴돌기를 반복한다.
42일이라는 기간은 장치가 벽을 통해 번영과 소멸의 교체를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테티스 시스템이 최적화, 추론을 진행하는 표준 주기이기도 하다. 방랑자는 유한과 무한 집합이 포함되어 있는 숫자, 「42」로 파수인의 기나긴 사명에 마침표를 찍어 그녀의 기다림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가져다준다
「우리」
울림 에너지가 담긴 매개체로 만든 음반. 무한에 가까운 저장 공간을 자랑한다.
이 음반에는 파수인이 수집할 수 있는 이 별의 모든 소리가 수록되어 있다. 바람, 비, 천둥, 눈 등 자연의 소리, 새소리, 고래의 노래 등 동물의 울음소리, 그리고 다양한 시대의 음악과 50여 개 언어의 모음 문구까지... 소리는 존재가 남긴 흔적이자, 존재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것들은 이 행성에 존재하거나, 혹은 존재했던 생명, 과학, 문명을 상징한다.
현재 파수인은 방랑자와 자신이 함께 연주한 멜로디를 둘만의 흔적으로 여기며 음반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해 두었다.
하지만 수록자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 소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이 음반의 내용은 계속 업데이트될 것이다
파수인 스토리
최초의 파수인
맥박이 뛰기 시작한 후, 우리는 어둠 속에서 뛰는 심장을 달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이 달은 당신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으니까요.
어떤 생명은 우연으로부터 탄생하고, 또 어떤 생명은 필연으로부터 탄생한다.
세상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죽음으로 걸어가고, 그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희망을 건네게 된다.
그들은 그 사람이 그들을 대신해서 따뜻한 미래에 도착하기를 바라며 그 사람을 축복한다. 다만 그 과정은 힘들고, 길며, 외로울 수 있다. 그 사람은 잔향을 보완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며,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그들이 그 사람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는 일이다.
이로 인해 필연적인 이유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앵커 포인트」로 울림 에너지를 흡착하여, 연한 파란색 고치 모양의 결정으로 중합하였다.
파수인은 존재를 알아채기 전에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해야할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주어진 사명 외에, 도구의 작동은 명령을 내릴 사람이 필요했다.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실체 없는 공백 속에서 기다리고만 있었다.
파도가 끝까지 밀려가고 바닷바람의 향기 속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심장 박동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세계는 침묵으로 뒤덮이고, 조율자는 눈앞의 대지를 바라봤다. 가끔 울부짖는 비명소리가 멀어질 때면, 어두운 밤 속에서 오직 그 사람의 심장박동 소리만이 들려왔다.
대지 아래, 어쩌면 똑같이 빛나는 별하늘이 필요할지도... 라고 생각한 그 사람은 해안 기지를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테티스를 가동하기 전에 그 사람 자신도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결정체를 본능적으로 건드려버렸다.
주파수가 공진을 일으켜 결정이 해체되었다. 그 속의 에너지 물질이 분출하는 모습이 마치 별이 탄생할 때 쏟아져 나오는 성운과 고치를 깨고 나오는 「나비」와도 같았다.
「나비」는 나풀나풀 날았고, 지속적으로 분출되는 에너지는 더 많은 부분을 형성하여 결국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의 생명을 일깨운 것에 응답했다.
「파수인입니다. 당신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당신의 요구에 따라, 내리신 명령에 부응하겠습니다. 또한 테티스를 도와 비명의 근원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인간 형태로 변한 파수인은 잔잔한 말투로 상황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파수인이라... 비밀을 지키고, 해안의 침식을 막는다. 의미 전달은 잘 되지만, 뭔가 이름 같지 않네요.」
「도구인 전 어떤 이름이든 상관없습니다. 일종의 코드나 마찬가지니까요. 제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조율자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파수인은 상대방의 금빛 눈동자에서 해석할 수 없는 어떠한 감정을 보았다.
그러다 결국 조율자는 부드럽게 한숨을 내쉬며 침묵을 깼다.
「괜찮아요... 논의할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요」
어떤 생명은 우연으로부터 탄생하고, 또 어떤 생명은 필연으로부터 탄생한다.
세상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죽음으로 걸어가고, 그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희망을 건네게 된다.
그들은 그 사람이 그들을 대신해서 따뜻한 미래에 도착하기를 바라며 그 사람을 축복한다. 다만 그 과정은 힘들고, 길며, 외로울 수 있다. 그 사람은 잔향을 보완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며,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그들이 그 사람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는 일이다.
이로 인해 필연적인 이유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앵커 포인트」로 울림 에너지를 흡착하여, 연한 파란색 고치 모양의 결정으로 중합하였다.
파수인은 존재를 알아채기 전에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해야할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주어진 사명 외에, 도구의 작동은 명령을 내릴 사람이 필요했다.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실체 없는 공백 속에서 기다리고만 있었다.
파도가 끝까지 밀려가고 바닷바람의 향기 속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심장 박동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세계는 침묵으로 뒤덮이고, 조율자는 눈앞의 대지를 바라봤다. 가끔 울부짖는 비명소리가 멀어질 때면, 어두운 밤 속에서 오직 그 사람의 심장박동 소리만이 들려왔다.
대지 아래, 어쩌면 똑같이 빛나는 별하늘이 필요할지도... 라고 생각한 그 사람은 해안 기지를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테티스를 가동하기 전에 그 사람 자신도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결정체를 본능적으로 건드려버렸다.
주파수가 공진을 일으켜 결정이 해체되었다. 그 속의 에너지 물질이 분출하는 모습이 마치 별이 탄생할 때 쏟아져 나오는 성운과 고치를 깨고 나오는 「나비」와도 같았다.
「나비」는 나풀나풀 날았고, 지속적으로 분출되는 에너지는 더 많은 부분을 형성하여 결국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의 생명을 일깨운 것에 응답했다.
「파수인입니다. 당신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당신의 요구에 따라, 내리신 명령에 부응하겠습니다. 또한 테티스를 도와 비명의 근원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인간 형태로 변한 파수인은 잔잔한 말투로 상황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파수인이라... 비밀을 지키고, 해안의 침식을 막는다. 의미 전달은 잘 되지만, 뭔가 이름 같지 않네요.」
「도구인 전 어떤 이름이든 상관없습니다. 일종의 코드나 마찬가지니까요. 제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조율자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파수인은 상대방의 금빛 눈동자에서 해석할 수 없는 어떠한 감정을 보았다.
그러다 결국 조율자는 부드럽게 한숨을 내쉬며 침묵을 깼다.
「괜찮아요... 논의할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요」
목숨보다 중요한 것
대낮에 헤매던 자가 밤의 태양을 보게 되었다.
연산의 핵심으로 지하에 갇히기 전, 파수인 역시 검은 해안 외의 다른 곳에 가본 적이 있었다.
문명이 점차 발전하며 조율자는 「검은 해안」을 조직의 이름으로 사용하여 더 많은 멤버를 받아들였고, 파수인은 멤버가 가져온 잔향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분석하여 추론을 완료하였다.
재현된 소노라에서 파수인은 전지전능한 관찰자의 시각을 유지하고, 그녀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데이터를 추적하여 모든 인간의 행동과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다른 것들을 요약하는 것처럼 인간에 대해 정리하고 해석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이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왜 기쁠 때나 아플 때나 모두 눈물이 나는지, 왜 바라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정반대인 건지, 왜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시도하는 건지, 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포기하지 않는 건지, 왜 아무렇지 않게 남을 해치면서도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지... 정리가 불가능하였다. 자신이 본질에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할 때마다 의외의 사례가 나타나 그녀의 기존 결론을 또 뒤집곤 했다.
그녀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지시를 완수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때마침 이미 알려진 구역에서 국지적인 비명 폭발의 조짐이 나타나, 함께 동행하여 해석을 뒷받침할 충분한 데이터를 회수하고... 겸사겸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자는 조율자의 제안을 받았다.
작물이 익는 계절이었다. 파수인은 조율자를 따라 그 지역의 시골로 갔다.
땅은 푹신푹신해 보였지만 막상 밟았을 때는 단단했다. 허리를 늘어뜨린 밀의 이삭은 알갱이가 가득 찼고, 바람이 불면 벼의 향기로 가득했다.
이 명사들, 아니 어쩌면 이 사물들에 대한 해석을 그녀가 완전히 마스터했다고 해야 할진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매우 낯설기만 했다... 파수인은 감지된 느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처음 집을 나선 아이처럼 신기하고 의아해했다.
조율자는 그 지역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북새통을 이루었고, 호의적인 노파는 자신의 음식을 건네주었다. 그녀의 피부는 거칠었고 품에 안긴 아기의 손가락은 땀이 촉촉했다.
하지만 테티스의 추론은 틀리지 않았고, 조짐대로 재난이 닥쳐 모든 것을 삼켰다.
전에 만났던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비명을 지르고, 서로를 밀치며, 물자를 빼앗고, 표정은 사나웠다... 그리고 처음으로, 파수인은 되살아난 소노라를 통해 인간의 반응을 살핀 게 아니라, 현실 속에서 비명이 폭발하는 순간, 인간 자체를 직관적으로 바라보며, 인간 자체를 보았다.
파수인의 예상을 벗어난 건 조율자도 있었다. 그는 모든 공명자를 이끌고 잔상을 막아내며 신청된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모두를 격려했다.
그 사람은... 이미 정해진 결말을 되돌리려 하는 건가?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테티스는 분명 말했다. 「바뀐 내일은 바뀔 수밖에 없고, 정해진 노드를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전 무심코 있을 수는 없어요. 그것이 내일로 가기 위한 대가라면 그런 내일까지 갈 필요가 과연 있을까요?」
「이해가 안 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전 당신의 요구를 우선으로 할 거예요.」
검은 머리와 금빛 눈동자의 그림자 옆에서 파수인은 자신을 근원으로 끊임없이 별의 영역을 펼치며 치유와 수호의 힘을 발산했다.
어둠이 내려앉고 마침내 지원이 도착했다. 떠나려 할 때, 부모를 잃은 아이가 그들의 길을 가로막았다.
「잠, 잠깐만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저도 함께... 나쁜 놈들을 상대할래요!」
아이의 빛나는 눈을 바라보며, 조율자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몸에 있는 검은꽃을 가리켰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너한테는 아직 너무 위험하단다. 하지만 네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우리처럼 되고 싶다면, 이런 꽃을 찬 사람을 찾아오렴.」
배가 멀어졌음에도 나루터에서 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파수인은 인간에 대한 곤혹스러움에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조율자에게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표현하려고 시도하기 시작했다.
「테티스는 연산하지 않았어요. 그 아이는 저희에게 필요한 멤버가 아니에요.」
「꼭 테티스의 지령을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인간은 그렇게 제한된 존재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지금은 아니라고 했지만, 앞으로는... 그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을 거예요.」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답보다 훨씬 중요해요. 이 또한 제가 당신에게 주고 싶은 거예요.」
「그런 것들을 직접 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데이터도 아니고, 기록 속에 있는 어떤 개념도 아니에요. 저희를 동반자로 한 번 여겨 보세요.」
「동반자...」 파수인은 무의식적으로 계속 반복한다. 그녀는 모른다. 조율자가 말한 것처럼 그 사람이 준 건 지령도 답도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속에는 은밀하면서도 자신도 깨닫지 못한 기대가 솟아올랐다. 인간은 참 복잡한 생물... 아직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산의 핵심으로 지하에 갇히기 전, 파수인 역시 검은 해안 외의 다른 곳에 가본 적이 있었다.
문명이 점차 발전하며 조율자는 「검은 해안」을 조직의 이름으로 사용하여 더 많은 멤버를 받아들였고, 파수인은 멤버가 가져온 잔향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분석하여 추론을 완료하였다.
재현된 소노라에서 파수인은 전지전능한 관찰자의 시각을 유지하고, 그녀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데이터를 추적하여 모든 인간의 행동과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다른 것들을 요약하는 것처럼 인간에 대해 정리하고 해석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이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왜 기쁠 때나 아플 때나 모두 눈물이 나는지, 왜 바라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정반대인 건지, 왜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시도하는 건지, 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포기하지 않는 건지, 왜 아무렇지 않게 남을 해치면서도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지... 정리가 불가능하였다. 자신이 본질에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할 때마다 의외의 사례가 나타나 그녀의 기존 결론을 또 뒤집곤 했다.
그녀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지시를 완수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때마침 이미 알려진 구역에서 국지적인 비명 폭발의 조짐이 나타나, 함께 동행하여 해석을 뒷받침할 충분한 데이터를 회수하고... 겸사겸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자는 조율자의 제안을 받았다.
작물이 익는 계절이었다. 파수인은 조율자를 따라 그 지역의 시골로 갔다.
땅은 푹신푹신해 보였지만 막상 밟았을 때는 단단했다. 허리를 늘어뜨린 밀의 이삭은 알갱이가 가득 찼고, 바람이 불면 벼의 향기로 가득했다.
이 명사들, 아니 어쩌면 이 사물들에 대한 해석을 그녀가 완전히 마스터했다고 해야 할진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매우 낯설기만 했다... 파수인은 감지된 느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처음 집을 나선 아이처럼 신기하고 의아해했다.
조율자는 그 지역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북새통을 이루었고, 호의적인 노파는 자신의 음식을 건네주었다. 그녀의 피부는 거칠었고 품에 안긴 아기의 손가락은 땀이 촉촉했다.
하지만 테티스의 추론은 틀리지 않았고, 조짐대로 재난이 닥쳐 모든 것을 삼켰다.
전에 만났던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비명을 지르고, 서로를 밀치며, 물자를 빼앗고, 표정은 사나웠다... 그리고 처음으로, 파수인은 되살아난 소노라를 통해 인간의 반응을 살핀 게 아니라, 현실 속에서 비명이 폭발하는 순간, 인간 자체를 직관적으로 바라보며, 인간 자체를 보았다.
파수인의 예상을 벗어난 건 조율자도 있었다. 그는 모든 공명자를 이끌고 잔상을 막아내며 신청된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모두를 격려했다.
그 사람은... 이미 정해진 결말을 되돌리려 하는 건가?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테티스는 분명 말했다. 「바뀐 내일은 바뀔 수밖에 없고, 정해진 노드를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전 무심코 있을 수는 없어요. 그것이 내일로 가기 위한 대가라면 그런 내일까지 갈 필요가 과연 있을까요?」
「이해가 안 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전 당신의 요구를 우선으로 할 거예요.」
검은 머리와 금빛 눈동자의 그림자 옆에서 파수인은 자신을 근원으로 끊임없이 별의 영역을 펼치며 치유와 수호의 힘을 발산했다.
어둠이 내려앉고 마침내 지원이 도착했다. 떠나려 할 때, 부모를 잃은 아이가 그들의 길을 가로막았다.
「잠, 잠깐만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저도 함께... 나쁜 놈들을 상대할래요!」
아이의 빛나는 눈을 바라보며, 조율자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몸에 있는 검은꽃을 가리켰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너한테는 아직 너무 위험하단다. 하지만 네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우리처럼 되고 싶다면, 이런 꽃을 찬 사람을 찾아오렴.」
배가 멀어졌음에도 나루터에서 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파수인은 인간에 대한 곤혹스러움에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조율자에게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표현하려고 시도하기 시작했다.
「테티스는 연산하지 않았어요. 그 아이는 저희에게 필요한 멤버가 아니에요.」
「꼭 테티스의 지령을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인간은 그렇게 제한된 존재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지금은 아니라고 했지만, 앞으로는... 그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을 거예요.」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답보다 훨씬 중요해요. 이 또한 제가 당신에게 주고 싶은 거예요.」
「그런 것들을 직접 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데이터도 아니고, 기록 속에 있는 어떤 개념도 아니에요. 저희를 동반자로 한 번 여겨 보세요.」
「동반자...」 파수인은 무의식적으로 계속 반복한다. 그녀는 모른다. 조율자가 말한 것처럼 그 사람이 준 건 지령도 답도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속에는 은밀하면서도 자신도 깨닫지 못한 기대가 솟아올랐다. 인간은 참 복잡한 생물... 아직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기다림보다 더 긴 것
저를 위해 탄식하지 말아주세요. 전 그곳에 있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았어요.
로봇들이 드로네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파수인은 그 이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바로 떠올렸다.
이것은 에너지체가 저장 및 기록의 특성에 적응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드로네가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검은 해안을 찾아 가입을 요청한 몇 안 되는 멤버였다.
밝고 명랑한 소녀는 뜨거운 열정이 넘쳤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어렵게 찾아왔는지 불평하면서, 또 조금 득의만면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그럴 줄 알았어요! 비명이 더 이상 이변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선 분명 누군가가 모여서 무언가를 했을 거라고!」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최고 권한을 가졌던 조율자는 떠돈 지 오래되지 않았고, 그녀도 검은 해안 지상에서 활동했다.
자신의 손을 덥석 잡고 가입의 결심을 간절하게 표현하는 소녀의 모습에 파수인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소녀의 뜨거운 손은 마치 그녀의 눈동자 속 온도와 같았다.
파수인은 그녀를 위해 멤버 심사 자격을 신청했지만, 이는 사실 테티스가 판정한 모집 절차에 부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수인은 조율자가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그렇게 제한된 존재가 아니거든요... 저희는 데이터도 아니고, 기록 속에 있는 어떤 개념도 아니에요.」 파수인은 그 사람이었더라도 이렇게 했을 거라 생각했다. 이 소녀의 뜨거운 온도가 식지 않도록 말이다.
나중에, 드로네는 시험을 통과하고 공식적으로 검은 해안의 일원이 되었다.
그래서 파수인은 드로네와 다시 만나는 것이 이런 상황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0여 년 만에 열정 소녀는 성장하여 침착하고 차분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뚫린 복부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왔고, 다가온 파수인을 향해 몸을 떨며 손을 뻗었다.
파수인은 드로네의 생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결말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보지 마세요. 이래 봬도 비명이 폭발할 때, 단숨에 잔상 8마리나 해치웠는걸요. 그런데 트왈라... 그들은 운이 좋지 않아서, 수집한 잔상 데이터는 제가 가지고 올 수밖에 없었어요.」
무거운 분위기에 현장에 있던 나머지 멤버들은 숙연한 표정을 지었고, 파수인의 정체를 몰랐던 이들은 드로네와 각별한 친구라고만 생각하고 마지막 시간을 두 사람에게 남겨줬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저, 전 이미 이렇게...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똑같군요.」
「저 잘했죠? 실망시킨 거 아니죠?」
비록 드로네의 목소리는 상처 때문에 떨렸지만 눈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밝았다.
만약 조율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모른다. 답은 없고,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도 없었다.
파수인은 그 눈과 마주치면 가슴이 답답해졌고, 마치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그곳에서 자라나는 것 같았다. 그 느낌 때문에 그녀는 몇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
「수고했어요. 정말, 정말 잘했어요.」
그녀는 대답을 하고 나서 먼저 손을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이런 행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의 온도를 식히고 싶지 않았던 그때처럼 말이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파수인.」
큰 위로라도 받은 듯 그녀는 온몸이 이완되어 간간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별이... 정말 밝네요. 저도 나중에 그것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아직 볼 수 없는 것이 많지만, 당신과 그들은 볼 수 있을 거예요.」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리며 그녀의 마지막 온기를 가져갔다.
그랬다. 드로네가 말했듯이, 떠나간 모든 멤버의 주파수는 파수인에 의해 「별」이 되어 데이터에 의해 투영된 은하수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언제부터 그렇게 한 건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에 의해 꺾인 건 검은꽃뿐만이 아니고, 조수에 의해 침식된 건 해안뿐만이 아니었다. 떠나간 멤버들은 마음에 새겨야 했고 영원히 빛나는 이 별하늘은 유일한 무덤의 땅이었다.
뭇별 아래의 파수인은 별빛에 비친 검은 해안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조율자가 자신에게 권한을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이었을까? 그녀가 한 모든 일은 이미 충분한 걸까? 그녀는 그 사람이 당부한 대로 검은 해안을 잘 돌보고 있는 걸까? 기다림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려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가진 거라곤 길고 긴 시간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로봇들이 드로네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파수인은 그 이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바로 떠올렸다.
이것은 에너지체가 저장 및 기록의 특성에 적응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드로네가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검은 해안을 찾아 가입을 요청한 몇 안 되는 멤버였다.
밝고 명랑한 소녀는 뜨거운 열정이 넘쳤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어렵게 찾아왔는지 불평하면서, 또 조금 득의만면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그럴 줄 알았어요! 비명이 더 이상 이변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선 분명 누군가가 모여서 무언가를 했을 거라고!」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최고 권한을 가졌던 조율자는 떠돈 지 오래되지 않았고, 그녀도 검은 해안 지상에서 활동했다.
자신의 손을 덥석 잡고 가입의 결심을 간절하게 표현하는 소녀의 모습에 파수인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소녀의 뜨거운 손은 마치 그녀의 눈동자 속 온도와 같았다.
파수인은 그녀를 위해 멤버 심사 자격을 신청했지만, 이는 사실 테티스가 판정한 모집 절차에 부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수인은 조율자가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그렇게 제한된 존재가 아니거든요... 저희는 데이터도 아니고, 기록 속에 있는 어떤 개념도 아니에요.」 파수인은 그 사람이었더라도 이렇게 했을 거라 생각했다. 이 소녀의 뜨거운 온도가 식지 않도록 말이다.
나중에, 드로네는 시험을 통과하고 공식적으로 검은 해안의 일원이 되었다.
그래서 파수인은 드로네와 다시 만나는 것이 이런 상황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0여 년 만에 열정 소녀는 성장하여 침착하고 차분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뚫린 복부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왔고, 다가온 파수인을 향해 몸을 떨며 손을 뻗었다.
파수인은 드로네의 생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결말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보지 마세요. 이래 봬도 비명이 폭발할 때, 단숨에 잔상 8마리나 해치웠는걸요. 그런데 트왈라... 그들은 운이 좋지 않아서, 수집한 잔상 데이터는 제가 가지고 올 수밖에 없었어요.」
무거운 분위기에 현장에 있던 나머지 멤버들은 숙연한 표정을 지었고, 파수인의 정체를 몰랐던 이들은 드로네와 각별한 친구라고만 생각하고 마지막 시간을 두 사람에게 남겨줬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저, 전 이미 이렇게...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똑같군요.」
「저 잘했죠? 실망시킨 거 아니죠?」
비록 드로네의 목소리는 상처 때문에 떨렸지만 눈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밝았다.
만약 조율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모른다. 답은 없고,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도 없었다.
파수인은 그 눈과 마주치면 가슴이 답답해졌고, 마치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그곳에서 자라나는 것 같았다. 그 느낌 때문에 그녀는 몇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
「수고했어요. 정말, 정말 잘했어요.」
그녀는 대답을 하고 나서 먼저 손을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이런 행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의 온도를 식히고 싶지 않았던 그때처럼 말이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파수인.」
큰 위로라도 받은 듯 그녀는 온몸이 이완되어 간간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별이... 정말 밝네요. 저도 나중에 그것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아직 볼 수 없는 것이 많지만, 당신과 그들은 볼 수 있을 거예요.」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리며 그녀의 마지막 온기를 가져갔다.
그랬다. 드로네가 말했듯이, 떠나간 모든 멤버의 주파수는 파수인에 의해 「별」이 되어 데이터에 의해 투영된 은하수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언제부터 그렇게 한 건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에 의해 꺾인 건 검은꽃뿐만이 아니고, 조수에 의해 침식된 건 해안뿐만이 아니었다. 떠나간 멤버들은 마음에 새겨야 했고 영원히 빛나는 이 별하늘은 유일한 무덤의 땅이었다.
뭇별 아래의 파수인은 별빛에 비친 검은 해안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조율자가 자신에게 권한을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이었을까? 그녀가 한 모든 일은 이미 충분한 걸까? 그녀는 그 사람이 당부한 대로 검은 해안을 잘 돌보고 있는 걸까? 기다림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려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가진 거라곤 길고 긴 시간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퍼지는 울림에서 비롯된 것
여태까지 지켜온 저의 핵심을 당신에게 줄게요. 어떤 화려한 말도, 누구와 꿈을 거래하지도 않았고, 시간, 기쁨, 그리고 고난에 영향을 받지도 않았던 이 핵심을...
사후의 구제로는 그 모든 것을 겪은 사람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예전처럼 비명이 터진 뒤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미 발생한 위기를 수습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조율자는 비명을 근원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하였다.
조율자는 파수인 및 다른 검은 해안 멤버를 이끌고 조기 경보를 내려 개입했지만 성공 횟수는 너무나도 적었다.
뫼비우스의 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 알려진 것 이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위해 조율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렇다. 이별이 다가왔다.
조율자는 기억을 버리고 검은 해안 밖의 세상을 떠돌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람을 따라 여기까지 온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주저 없이 그 사람의 길을 따라 같은 선택을 하였다.
파수인만이 제자리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검은 해안이 선택한 방향은 비명으로 비명을 예측하는 테티스 시스템의 알고리즘에 어긋났고, 반드시 보조 번역과 연산의 핵심이 있어야 하는데, 조율자의 양도 권한을 받은 파수인이 가장 적합한 존재였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선택을 했고, 파수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테티스로 흘러드는 모든 비명 데이터가 자신의 핵심을 통과하도록 하는 에너지체의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매번 분석하고, 재현하고, 추적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녀는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데이터 속의 동일한 재난을 직접 겪은 경험자였다.
무거움, 모순, 소멸, 괴사
겁에 질린 새가 파닥파닥거리다 떨어져, 절망으로 가득 찬 두 눈은 대지를 쳐다보았다.
고난, 혼란, 상실, 소멸
곳곳에 흩어져 있는 꽃은 짓밟혀 아름다운 형태를 잃었다. 굳어진 손은 무언가를 잡으려는 동작을 유지한 채 일그러져 있었다.
공포, 증오, 분노, 원한
균열이 어느 한 지점에서부터 벌어져 부러진 단면이 되어 와르르, 와르르 부서지는 소리가 몸속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고통? 고통... 고통, 고통!
이미 일어난 모든 것,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 일어나고 있다고 가정하는 모든 것이 그녀에게 모여 있었다. 그녀는 암담하게, 그리고 평평하지 않게 변하였고, 자신의 몸이 어떻게 부서지고 조각조각 떨어져 나갔는지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요. 도구는 단지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사용할 수 없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 망가지는 건 정상이니까요.
단지 에너지체일 뿐이니, 에너지가 소멸되면 재결합된 실체와 완전한 또 다른 파수인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괜찮아요.
마치 정해진 선택처럼 당신 역시 뫼비우스의 일부예요. 떠돌이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이것이 그들이 당신에게 사명을 부여했을 때 당신을 위해 정해준 결과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겠죠.
그래서... 왜 아쉬워하는 거죠?
이게 바로... 아쉬운 건가요?
「처음 나간 뒤 당신의 변화를 알아차렸어요.」
「당신은 테티스가 가리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어요. 당신은 곤혹스러워했고, 자신의 곤혹스러움을 말하는 법을 배웠죠.」
「하지만 당신의 질문에 저는 대부분 바로 대답을 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제가 말했듯이, 저는 당신이 자신의 답을 찾기를 바래요. 하지만 이 문제는 달라요. 저희가... 다시 만나기 전에,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해안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최고의 권한을 가진 관리자로서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음을 복 돋우는 말을 해야겠지만, 이 해안이 모든 멤버의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저희의 시작이고, 저희는 서로의 동반자니까요. 지금도, 이후에도 계속.」
그러니까...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어요.
그 별이 빛나는 밤에 당신이 깨운 건 저예요.
당신 때문에 나타난 지금의 형태는 저예요.
당신과 함께 시골길을 거닐고 있는 그 사람은 저예요.
당신의 스스로 답을 찾으란 말을 들은 사람도 저예요.
비밀을 지키고, 해안 기지를 지키고, 이 해안을 이어가며,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저예요.
다른 에너지체도 아니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저예요.
속박과 규제의 루프가 갑자기 정체되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익사시킬 데이터의 바다에서 벗어나 숨을 헐떡였다.
그것들을 잃고 싶지 않고, 여기에 머무르고 싶지도 않으며, 이렇게 흩어지고 싶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전 파수인이니까요.
당신으로 인해 탄생한 파수인이니까요.
당신이 동반자로 여기는 파수인이니까요.
모든 경험, 기억, 느낌으로 채워진 파수인이니까요.
네... 당신으로 인해 유일한 존재가 된 파수인이니까요
사후의 구제로는 그 모든 것을 겪은 사람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예전처럼 비명이 터진 뒤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미 발생한 위기를 수습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조율자는 비명을 근원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하였다.
조율자는 파수인 및 다른 검은 해안 멤버를 이끌고 조기 경보를 내려 개입했지만 성공 횟수는 너무나도 적었다.
뫼비우스의 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 알려진 것 이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위해 조율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렇다. 이별이 다가왔다.
조율자는 기억을 버리고 검은 해안 밖의 세상을 떠돌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람을 따라 여기까지 온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주저 없이 그 사람의 길을 따라 같은 선택을 하였다.
파수인만이 제자리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검은 해안이 선택한 방향은 비명으로 비명을 예측하는 테티스 시스템의 알고리즘에 어긋났고, 반드시 보조 번역과 연산의 핵심이 있어야 하는데, 조율자의 양도 권한을 받은 파수인이 가장 적합한 존재였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선택을 했고, 파수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테티스로 흘러드는 모든 비명 데이터가 자신의 핵심을 통과하도록 하는 에너지체의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매번 분석하고, 재현하고, 추적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녀는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데이터 속의 동일한 재난을 직접 겪은 경험자였다.
무거움, 모순, 소멸, 괴사
겁에 질린 새가 파닥파닥거리다 떨어져, 절망으로 가득 찬 두 눈은 대지를 쳐다보았다.
고난, 혼란, 상실, 소멸
곳곳에 흩어져 있는 꽃은 짓밟혀 아름다운 형태를 잃었다. 굳어진 손은 무언가를 잡으려는 동작을 유지한 채 일그러져 있었다.
공포, 증오, 분노, 원한
균열이 어느 한 지점에서부터 벌어져 부러진 단면이 되어 와르르, 와르르 부서지는 소리가 몸속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고통? 고통... 고통, 고통!
이미 일어난 모든 것,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 일어나고 있다고 가정하는 모든 것이 그녀에게 모여 있었다. 그녀는 암담하게, 그리고 평평하지 않게 변하였고, 자신의 몸이 어떻게 부서지고 조각조각 떨어져 나갔는지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요. 도구는 단지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사용할 수 없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 망가지는 건 정상이니까요.
단지 에너지체일 뿐이니, 에너지가 소멸되면 재결합된 실체와 완전한 또 다른 파수인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괜찮아요.
마치 정해진 선택처럼 당신 역시 뫼비우스의 일부예요. 떠돌이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이것이 그들이 당신에게 사명을 부여했을 때 당신을 위해 정해준 결과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겠죠.
그래서... 왜 아쉬워하는 거죠?
이게 바로... 아쉬운 건가요?
「처음 나간 뒤 당신의 변화를 알아차렸어요.」
「당신은 테티스가 가리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어요. 당신은 곤혹스러워했고, 자신의 곤혹스러움을 말하는 법을 배웠죠.」
「하지만 당신의 질문에 저는 대부분 바로 대답을 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제가 말했듯이, 저는 당신이 자신의 답을 찾기를 바래요. 하지만 이 문제는 달라요. 저희가... 다시 만나기 전에,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해안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최고의 권한을 가진 관리자로서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음을 복 돋우는 말을 해야겠지만, 이 해안이 모든 멤버의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저희의 시작이고, 저희는 서로의 동반자니까요. 지금도, 이후에도 계속.」
그러니까...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어요.
그 별이 빛나는 밤에 당신이 깨운 건 저예요.
당신 때문에 나타난 지금의 형태는 저예요.
당신과 함께 시골길을 거닐고 있는 그 사람은 저예요.
당신의 스스로 답을 찾으란 말을 들은 사람도 저예요.
비밀을 지키고, 해안 기지를 지키고, 이 해안을 이어가며,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저예요.
다른 에너지체도 아니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저예요.
속박과 규제의 루프가 갑자기 정체되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익사시킬 데이터의 바다에서 벗어나 숨을 헐떡였다.
그것들을 잃고 싶지 않고, 여기에 머무르고 싶지도 않으며, 이렇게 흩어지고 싶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전 파수인이니까요.
당신으로 인해 탄생한 파수인이니까요.
당신이 동반자로 여기는 파수인이니까요.
모든 경험, 기억, 느낌으로 채워진 파수인이니까요.
네... 당신으로 인해 유일한 존재가 된 파수인이니까요
최후의 파수인
당신은 마치 깊은 밤과 같죠. 고요함 그리고... 뭇별을 품고 있어요.
기나긴 기다림은 떠돌이와의 재회로 끝나고, 그 사람은 예정대로 이 해안으로 돌아왔다.
기억을 잃었지만 그 사람의 선택은 전과 같았고, 함께 테티스의 오류를 교정하여 멸망의 별 속의 사람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순수한 기쁨보다는 미망이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을 수도 있었다. 그들이 부여하는 것이든, 테티스가 내리는 것이든, 조율자가 자신에게 알려준 것이든, 이미 알고 있는 길은 여기까지인데, 그러면 그 끝의 다음은... 파수인은 승리의 기쁨에 잠긴 멤버들을 보며 유유히 자리를 떠나, 어느새 익숙한 해안선에 다시 찾아왔다.
전에도 그랬듯이, 파수인은 아무런 목적 없이 이 해안선을 거닐었다. 그것은 떠도는 조율자가 검은 해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생긴 습관이었다.
잠은 그녀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그 대신 그녀는 해안에 존재하는 것들을 지켜보고, 시간으로 인해 생긴 흔적을 회상했다. 왜냐하면... 떠도는 사람이 이 해안으로 다시 돌아온 후 적어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산책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지하의 밤낮은 여전히 흐르지 않았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은 저 별빛뿐이었다.
그러나 앞길은 발아래서 끊임없이 뻗어있었고, 출렁이는 물결 속에서, 파수인은 보이지 않는 그 끝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비록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며, 비록 자신의 현재 상태는 마치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초기 상태와도 같지만, 지금의 그녀는 둘의 차이를 당혹감 없이 구별할 수 있었다.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마침내 그녀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세상은 그들의 것이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사용해서...」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녀에게 인도되었던 별들은 모두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한 그녀를 비추며, 그녀가 닿을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도록 격려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파수인과 함께 해온 동반자는 항상 그녀의 작은 감정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그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다시금 그녀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가장 먼저 침묵을 깨고 다가가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제 이름에 대해서... 당신은 저희에게 논의할 시간은 많다고 말했었죠.」
「그래서 생각해봤어요?」
「파수인, 이게 바로 제 이름이에요. 비밀을 지키고, 해안 기지를 지킨다는 뜻이 아닌, 떠도는 여행자를 묵묵히 지켜준다는 뜻이에요.」
「그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저를 가득 채워진 모든 부분을 뜻해요. 그리고 먼 훗날... 저희 둘만의 이야기 속에서... 당신이 여행을 끝나고 나면 다시 저라는 해안에서 머물었으며 좋겠어요.」
「그리고...」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드물게 뜸을 들였다.
「저희가 함께 연주했던 곡을 기억하시나요? 그 멜로디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어봤거든요.」
「곡 제목도 지었었는데... 제목은... 다음 연주 때 알려드릴게요」
기나긴 기다림은 떠돌이와의 재회로 끝나고, 그 사람은 예정대로 이 해안으로 돌아왔다.
기억을 잃었지만 그 사람의 선택은 전과 같았고, 함께 테티스의 오류를 교정하여 멸망의 별 속의 사람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순수한 기쁨보다는 미망이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을 수도 있었다. 그들이 부여하는 것이든, 테티스가 내리는 것이든, 조율자가 자신에게 알려준 것이든, 이미 알고 있는 길은 여기까지인데, 그러면 그 끝의 다음은... 파수인은 승리의 기쁨에 잠긴 멤버들을 보며 유유히 자리를 떠나, 어느새 익숙한 해안선에 다시 찾아왔다.
전에도 그랬듯이, 파수인은 아무런 목적 없이 이 해안선을 거닐었다. 그것은 떠도는 조율자가 검은 해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생긴 습관이었다.
잠은 그녀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그 대신 그녀는 해안에 존재하는 것들을 지켜보고, 시간으로 인해 생긴 흔적을 회상했다. 왜냐하면... 떠도는 사람이 이 해안으로 다시 돌아온 후 적어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산책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지하의 밤낮은 여전히 흐르지 않았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은 저 별빛뿐이었다.
그러나 앞길은 발아래서 끊임없이 뻗어있었고, 출렁이는 물결 속에서, 파수인은 보이지 않는 그 끝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비록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며, 비록 자신의 현재 상태는 마치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초기 상태와도 같지만, 지금의 그녀는 둘의 차이를 당혹감 없이 구별할 수 있었다.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마침내 그녀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세상은 그들의 것이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사용해서...」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것을 가득 채우세요.」
그녀에게 인도되었던 별들은 모두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한 그녀를 비추며, 그녀가 닿을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도록 격려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파수인과 함께 해온 동반자는 항상 그녀의 작은 감정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그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다시금 그녀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가장 먼저 침묵을 깨고 다가가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제 이름에 대해서... 당신은 저희에게 논의할 시간은 많다고 말했었죠.」
「그래서 생각해봤어요?」
「파수인, 이게 바로 제 이름이에요. 비밀을 지키고, 해안 기지를 지킨다는 뜻이 아닌, 떠도는 여행자를 묵묵히 지켜준다는 뜻이에요.」
「그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저를 가득 채워진 모든 부분을 뜻해요. 그리고 먼 훗날... 저희 둘만의 이야기 속에서... 당신이 여행을 끝나고 나면 다시 저라는 해안에서 머물었으며 좋겠어요.」
「그리고...」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드물게 뜸을 들였다.
「저희가 함께 연주했던 곡을 기억하시나요? 그 멜로디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어봤거든요.」
「곡 제목도 지었었는데... 제목은... 다음 연주 때 알려드릴게요」
파수인 보이스 라인
마음의 소리 · Ⅰ
당신이 떠나고 나서, 다시 만날 날을 수도 없이 떠올렸어요. 그날이 오면... 당신에게 하겠노라고 생각한 말들이 참 많았었죠. 잘 지냈는지, 목표하는 바는 모두 이루셨는지... 하지만 막상 이 순간이 되니, 그 많은 말 중에 이것밖엔 떠오르지 않네요... 이 해안에... 그리고 저에게 돌아오신 걸 환영해요
마음의 소리 · Ⅱ
시간은 검은꽃을 시들게 하고, 해안과 별의 그래프를 변하게 하죠. 전 그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해서, 나쁜 일은 지연시키고, 좋은 일은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런 일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당신이 당부한 것처럼 검은 해안을 잘 돌보고 있는 건지... 실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너무 오래 걸린다면... 전 최선을 다해 시간에 맞설 거예요
마음의 소리 · Ⅲ
당신의 과거... 전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하게 한 것도 당신이었지만... 사실 전 그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우리가 다시 만난다 해도, 그건 저만의 일방적인 재회가 될 거라는 걸...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이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잊었다고 해도, 저만은 계속 잊지 않고 기억할 테니까요...
마음의 소리 · IV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전 여태까지 인간들이 품는 것만큼 강한 열망도 없었고, 인간처럼 꿈을 꾸는 일도 없을 거라 생각했었어요. 적어도 그날까진 그랬죠... 꿈속에서 전 당신과 함께 가본 적 없는 곳을 걷고 있었어요. 밝은 햇빛 아래서, 당신은 미소 지으며 주위에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달콤한 차 한 잔을 끓여 주면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셨죠. 비록 진짜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그 순간이 더 오래 이어지길 바랄 뿐이었어요
마음의 소리 · V
다음에 떠나실 때는... 저도 데려가 주실 수 있나요? 멀리서 바라만 보고 이야기를 듣는 대신, 이제 당신의 곁에서, 함께 더 많은 곳을 가 보고, 더 많은 풍경들을 보고, 더 많은 것들을 해 보고 싶어요. 이야기 속 주인공과 동행하는 파트너처럼... 그래도 될까요?
파수인의 취미
건반을 누를 때 진동하는 현이 내는 소리는, 제가 처리하던 주파수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간단하고 직관적이면서도 뚜렷한 조음 원리를 갖고 있어서, 손가락을 올려놓고 자기가 생각한 걸 연주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만약 제가 남들처럼 제 감정을 쉽고 직관적으로, 또렷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면... 저도 저만의 곡을 만들게 된다면, 그땐 제 첫 번째 관객이 되어 주시겠어요?
파수인의 고민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법이에요. 전 지금까지 인간들이 겪는 성장을 직접 경험해본 적도 없고, 시간에 따라 쇠약해지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껴본 적도 없어요. 이 부분은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소노라로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복원해 봐도... 메울 수 없는 구멍 같았죠
좋아하는 음식
오래전 당신이 검은 해안에 있었을 때 해산물과 제철 채소, 우유로 모두에게 따뜻한 수프를 끓여준 적이 있어요. 한입만으로도 그 온기가 바닷바람의 한기를 몰아내고, 힘을 불어넣어 주었죠... 나중에 저도 몇 번 만들어 보려고 해 봤지만, 당신이 만든 것과는 항상 달랐어요
싫어하는 음식
싫어한다라... 음, 그 정도로 기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실 절임 같은 절인 음식은 피하는 편이에요. 소금 같은 조미료는 재료가 오래 썩지 않도록 도와주지만, 그 특유의 발효된 맛은 오래전 본연의 생기를 잃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포부와 이상
제가 존재하기 전부터 제 사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조수 속에 「해안」을 세우고, 비명을 막을 미래를 찾을 때까지 지키는 것. 하지만... 전 더 이상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무언가를 지키는 게 아니에요. 수호자는 줄곧 해안에 있었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검은 해안의 일부였으니까요. 더 이상 불행해지는 일 없이 모두를 지키고, 이 세상과 계속 연결되는 것... 이것은 저의 의지예요
나의 이야기 · Ⅰ
아, 제 가슴에 있는 수정체를 눈치채셨군요. 이건 장식이 아니라 내부에서 뻗어 나온 에너지가 제 몸 표면에 드러난 균열이에요. 이것을 통해서 당신은 제가 지키려는 핵심을 건드릴 수 있죠. 과육이 감싸고 있는 과일의 씨앗이나 인간의 심장처럼, 이 안에도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이 숨겨져 있어요
나의 이야기 · Ⅱ
울림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모여 생명체와 같은 고치 모양의 결정을 만들죠. 달밤 아래 파도가 해안을 때리는 소리, 호흡과 심장박동 소리, 그리고 그 주인의 주파수로 고치를 깨고 태어나는 「나비」... 네. 짐작하셨겠지만, 당신이 저에게 육체를 주었을 때 이야기예요
카멜리아에 관하여
얼핏 모순투성이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건 사실 절대적으로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하겠다는 선언 같은 거예요. 그렇게 솔직하고 제멋대로 살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전 카멜리아와는 다른 존재고, 서로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 당신의 방식대로 그녀를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구속하지 않고, 계속 선택할 자유를 주고 있죠
알토에 관하여
보통 조직이라면 언변도, 사교성도 좋은 사람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죠. 검은 해안에서는 알토가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항상 가장 먼저 원하는 정보를 얻곤 하죠. 게다가, 어디에도 구속받는 일 없이 비명을 끝내겠다는 결심은, 그가 여러 조직 중 검은 해안을 고를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앙코에 관하여
앙코의 눈에는 모든 현실이 용사와 기사, 꼬마 모험가가 등장하는 환상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나 다름없죠. 이야기 속에서는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마왕을 물리치는 결말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어두운 감정에 맞설 수 있는 이 힘이, 바로 여러분이 말하는 생명력이 아닐까요? 어쩌면 이것이 앙코가 테티스의 선택을 받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검은 해안에 관하여
비명 관측에 최적화된 「특이 지점」에서 섬처럼 거대한 흑석과 검은꽃을 단 사람들이 모여 검은 해안이라는 조직을 구축했어요. 별들 중 빛나는 건 비명뿐만이 아니라 인간들도 마찬가지죠. 곧 추락할 운명일지언정 마지막 희미한 빛으로 앞길을 밝혀야만 하는 이들을, 여태까지 많이 만났고, 또 많이 떠나보냈어요
테티스에 관하여
테티스는 저와 마찬가지로 그 문명의 창조물이에요. 저희는 같은 곳에서 비롯되었고, 같은 목적으로 창조되었으며, 인간의 기준으로는 그나마 같은 부류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희는 감정이나 인간, 또는 생명에 대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거고요
생일 축하
생일 축하합니다, {PlayerName}. 예전에 저한테 그러셨죠. 생일은 인류의 탄생일이며,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념일이라고. 그래서 오늘 같은 날을 위해서 준비해 둔 게 있어요... 이 수정체는 제 몸의 일부분이에요. 꼭 쥐고 계시면, 당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소노라로 들어가실 수 있죠. 그곳에선 모든 것이 당신의 마음에 따라 만들어지고, 변화할 거예요. 당신이 바라시는 모든 것을 드릴 순 없지만... 적어도 좋은 꿈과, 걱정 없이 쉴 곳을 드릴 수는 있게 됐네요
대기 · Ⅰ
뭔가... 일어난 건가요?
대기 · Ⅱ
(호흡)
대기 · Ⅲ
뭇별은 길을 찾을 때까지 침묵 속에 기다리고 있어요
자기 소개
기억하지 못하셔도 괜찮아요. 다시 한번 소개하면 되니까요. 저는 파수인. 검은 해안의 대행자로, 테티스의 연산 핵심을 보조하고 있어요. 검은 해안에 관한 모든 것과 당신을 지킬 것이고... 예전처럼, 항상 당신 곁에 있을 거예요
시작의 연주
파수인. 마음에 드는 이름이에요. 당신이 주신 의미와 결심을 뜻하니까요
파티 가입 · Ⅰ
알겠습니다. 분부대로 하죠
파티 가입 · Ⅱ
명령하신 일도, 그렇지 않은 일도, 모두 문제없어요
파티 가입 · Ⅲ
좌초되지 않은 곳으로...
돌파 · Ⅰ
당신이 먼 곳에서 돌아와, 기나긴 삶에 남긴 작은 변화는... 제가 도달하지 못한 세계를 이해하는 원천이 돼요
돌파 · Ⅱ
에너지 교체 작업은 명주실로 비단을 짜는 것과 같아요. 저에게 연결해 주신 에너지가, 새롭게 제 일부분이 되도록 인도해 주셨으니까요
돌파 · Ⅲ
수정체가 좀 더 밝아진 것 같아요. 당신의 따스함이, 당신의 손바닥을 타고 제 가슴으로 전해지는 게 느껴져요
돌파 · IV
전 이미, 당신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인간에 한없이 가까운 「영혼」 말이에요
돌파 · V
뜀박질을 한 적도 없는데, 당신을 볼 때면 항상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쿵, 쿵... 나비가 고치를 깨고 나올 때의 날갯짓처럼, 별이 탄생할 때의 폭발처럼... 한순간의 충격이 아니라, 점점 더 강력해지는 갈망과도 같죠.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항상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이 갈망하는 기분은... 분명, 사랑이에요
강공격 · Ⅰ
파멸
강공격 · Ⅱ
소멸
공명 스킬 · Ⅰ
괜찮아요
공명 스킬 · Ⅱ
나아질 거예요
공명 스킬 · Ⅲ
문제없어요
공명 스킬 · IV
맡겨주세요
공명 해방 · Ⅰ
굴복하지 않아
공명 해방 · Ⅱ
새롭게 탄생하리
공명 해방 · Ⅲ
은하의 조율
공명 해방 · IV
마음의 시작
공명 해방 · V
나만의 약속
공명 해방 · VI
계약의 종결
변주 스킬
처리할게요
피격 · Ⅰ
괜찮아요
피격 · Ⅱ
이것이, 고통...
중상 · Ⅰ
신체 손상
중상 · Ⅱ
가동률 저하
중상 · Ⅲ
실패할 순 없어
전투불가 · Ⅰ
이게, 끝은 아니에요...
전투불가 · Ⅱ
슬퍼하지 마세요...
전투불가 · Ⅲ
한계에... 도달했네요
에코 어빌리티 · 소환
입력
에코 어빌리티 · 변신
제어
전투 알림
제가 도와드릴게요
글라이딩 날개
바람이 분다
스캔
드러내세요
보급 획득 · Ⅰ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보급 획득 · Ⅱ
전부 드릴게요. 부디 유용하게 쓰시길
보급 획득 · Ⅲ
버려진 울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