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수수
수수 VA
중국어: Sun Yanqi
일본어: Fukuen Misato
한국어: 박지윤
영어: Emily Piggford
수수 포르테 검사 보고서
공명력
강산 연회도
공명 평가 보고서
「주파수 그래프 리포트 RA1034-G」
대상의 성흔 은 이마 중앙에 위치해 있고, 공명 어빌리티로 주변의 물과 공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액체 상태의 물의 흐름 궤적과 위치 에너지 분포를 감지하고, 습기, 빗물과 이슬 그리고 흐르는 물 등을 응집하여 통제 가능한 수역을 형성한다. 폭우를 가랑비로, 격류 또한 잔잔한 물결로 길들일 수 있다.
공명 주파수는 공통성이 강하고, 공명 어빌리티 발동 시, 물의 부채와 물의 소매가 함께 펼쳐지고 움직이며, 푸른 물결과 구름 사이로 산하의 풍경을 엮어내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현실로 끌어온 듯하다.
라벨 곡선 그래프 그래프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미끄러운 높은 수치 파동을 보여 자연형 공명자 로 판단된다.
「혼란스럽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거의 없고, 전체 주파수가 항상 완만하고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음, 피험자의 기질과 아주 잘 맞네요.」—— 화서연구원 의사와의 담화에서 발췌
오버클록 진단 보고서
파형 테스트 그래프는 규칙적이고 매끄러운 타원형 파동을 나타내며, 표현은 균일하고 비정상적인 교란도 보이지 않는다.
진단 결과: 오버클럭 임계치가 비교적 낮으며 공명 주파수에 대한 적재 능력이 강하여 파동성 통제 불가의 위험은 없다.
역행 장치로 검측한 결과, 오버클럭 기록 없음.
테스트 그래프의 전체적인 추세를 보았을 때, 대상은 내면이 안정적이고 정서적 유연성이 극도로 훌륭하며, 고도의 자기 통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수수 소중한 아이템 & 선호품

물빛 옥패
수수는 어릴 적부터 예쁜 장신구를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염색한 깃털이든 반짝이는 구슬이든 모두 자신의 작은 상자에 모아두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자 안의 구슬과 옥이 점점 늘어났고, 그녀는 심지어 이 장신구들로 양양을 꾸며주는 걸 좋아했다.
상자 안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한 개 꼽으라고 하면, 부모님이 주신 물빛 옥패일 것이다. 물처럼 맑고 부드러운 빛깔의 옥이, 날개를 펼친 새의 모양으로 조각되어 마치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물빛 옥을 몸에 지니고, 마음은 하늘을 향해 날아올라. 네가 중명조처럼 날개를 펴고, 맑은 눈으로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

「태평의 기운」
이 접선은 몽주 현지의 뛰어난 장인이 만든 것이다. 부채 면에는 아주 가는 푸른 실과 금실로 강산도가 수놓아져 있다—— 원경의 산은 짙푸르고, 근경의 물은 안개를 머금고 있으며, 몇 마리의 비단잉어가 수초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처음 상인회를 맡았던 그해, 수수는 전례 없는 거센 파도를 겪었다. 상대 쪽에서 연합하여 압박하고, 동맹들이 줄줄이 배반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사흘 내내 서재에 틀어박혔고, 패배를 인정하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나흘째 아침, 그녀는 창문을 열어 바람을 쐬려다 우연히 책상 위의 낡은 부채를 보게 되었다. 그때 문득 떠올랐다. 이 부채는 처음 일을 시작한 후 번 첫 소득으로 산 것이며, 당시의 자신은 「이 강산을 모두 내 손에 쥐겠다」라고 다짐했었다. 수수는 부채의 손잡이를 쥐고 공명 어빌리티를 불어넣었다. 천천히 흐르는 물결을 보자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녀는 결국 그 거센 파도를 이겨냈고, 그 후로 늘 이 부채를 지니고 다녔다. 부채 면에 수놓인 하얀 파도와 은빛 물결, 나는 새와 뛰어오르는 물고기, 그녀는 부채 속 풍경을 틍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태평한 세상을 본다

자매의 편지지
수수는 열두 살 되던 해, 양양과 함께 복숭아꽃 즙으로 편지지 두 묶음을 물들였다. 수수는 붓을 쥐고 편지지 구석에 정성껏 서로 기대어 있는 작은 새 두 마리를 그렸다—— 오른쪽은 자신이고, 왼쪽은 자신의 동생이었다.
훗날 양양은 멀리 금주 로 떠나 행정부대 대원이 되었고, 수수는 계속 각지를 돌며 장사를 했다. 두 사람은 때때로 편지를 주고받았고, 수수는 동생이 보낸 편지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접어 물들인 편지지 묶음과 함께 모아두었다.
수년이 흘러 그 편지지 묶음은 이미 다 써버렸고, 수수는 남은 마지막 한 장이 아까워 쓰지 못하며, 서재 책상 위에 보관했다. 편지지 구석에 서로 기대어 있는 두 마리의 작은 새는 이미 색이 바랬지만, 수수가 자주 만지작거려서인지, 세월의 흔적이 더해져 더욱 부드러워 보였다. 동생의 편지를 꺼내 읽을 때마다,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매의 마음은 마치 삐뚤삐뚤한 선으로 그려진 이 서툰 두 마리의 작은 새처럼 항상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수 스토리
봄
낮이 길어지는 따뜻한 봄날. 명정 의 마당엔 꽃이 만발했다.
수수는 책상에 엎드려 그림붓을 쥐고 있었고, 볼엔 황갈색 물감이 묻어 있었다. 한참을 그리던 수수는 마침내 허리를 펴고 자신의 대작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종이 위엔 청색, 남색, 홍갈색 물감이 뒤섞여 있었고,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따뜻해 보였다. 수수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뛰어갔다. 치맛자락이 일으킨 바람에 종잇장도 펄럭이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양양! 양양——」
그 얇은 종이는 어느새 양양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수수는 두 손으로 탁자를 짚고 동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뭐 그렸는지 알아볼 수 있겠어?」
양양은 한참을 보더니 손끝으로 오른쪽의 금빛 덩어리를 만지고 왼쪽의 하얀 덩어리를 만지며 말했다. 「아마도... 같이 붙어있는 작은 새 두 마리인 것 같아.」
수수의 눈이 반짝이며 책상을 치며 얘기했다. 「맞아! 바로 새야! 어른들의 눈이 이상한 게 분명해, 계속 병아리라고 하잖아!」
「병아리가 아니야.」 양양은 화지를 평평하게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았다. 「병아리의 꼬리는 아래로 처져 있지만, 이건 올라가 있어.」
「그치 그치!」 수수는 양양을 높이 들어 올려 한 바퀴 돌리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너만 알아본다니까!」
양양은 언니의 칭찬에 우쭐해하지 않고 그저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오른쪽의 연한 금빛 새를 가리켰다. 「이건 언니야?」
「응! 오른쪽은 나고, 왼쪽은 너야.」 수수는 가까이 다가오며 붓끝으로 왼쪽의 눈처럼 하얀 새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이거 봐, 작고 귀여운 게, 너랑 똑같잖아.」
그 시절의 봄은 그렇게 지나갔다. 창밖은 새롭게 피어난 꽃들로 가득했다. 분홍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꽃들이 푸른 잎을 가릴 정도로 만개해 있었다. 부는 바람에 떨어진 꽃잎은 탁자에, 종이에, 그리고 자매의 머리카락 끝에 떨어졌다. 내리쬐는 햇살이 마당을 벌꿀색으로 물들였고, 처마 밑에서는 새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맑고 가볍게 노래했다. 새소리가 금소리와 어우러져 아득히 퍼져나갔다. 수수는 이런 풍경 속에서 책상에 엎드려 게으름을 피우거나, 복도에 앉아 종이를 높이 들고 햇빛에 비친 색채가 번지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시간이 참 느리게 흘렀다. 처마 밑의 빛과 그림자가 조금씩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오후가 다 지나갔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헤어진 후 이미 수십 번의 봄날이 지나있었다
수수는 책상에 엎드려 그림붓을 쥐고 있었고, 볼엔 황갈색 물감이 묻어 있었다. 한참을 그리던 수수는 마침내 허리를 펴고 자신의 대작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종이 위엔 청색, 남색, 홍갈색 물감이 뒤섞여 있었고,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따뜻해 보였다. 수수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뛰어갔다. 치맛자락이 일으킨 바람에 종잇장도 펄럭이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양양! 양양——」
그 얇은 종이는 어느새 양양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수수는 두 손으로 탁자를 짚고 동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뭐 그렸는지 알아볼 수 있겠어?」
양양은 한참을 보더니 손끝으로 오른쪽의 금빛 덩어리를 만지고 왼쪽의 하얀 덩어리를 만지며 말했다. 「아마도... 같이 붙어있는 작은 새 두 마리인 것 같아.」
수수의 눈이 반짝이며 책상을 치며 얘기했다. 「맞아! 바로 새야! 어른들의 눈이 이상한 게 분명해, 계속 병아리라고 하잖아!」
「병아리가 아니야.」 양양은 화지를 평평하게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았다. 「병아리의 꼬리는 아래로 처져 있지만, 이건 올라가 있어.」
「그치 그치!」 수수는 양양을 높이 들어 올려 한 바퀴 돌리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너만 알아본다니까!」
양양은 언니의 칭찬에 우쭐해하지 않고 그저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오른쪽의 연한 금빛 새를 가리켰다. 「이건 언니야?」
「응! 오른쪽은 나고, 왼쪽은 너야.」 수수는 가까이 다가오며 붓끝으로 왼쪽의 눈처럼 하얀 새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이거 봐, 작고 귀여운 게, 너랑 똑같잖아.」
그 시절의 봄은 그렇게 지나갔다. 창밖은 새롭게 피어난 꽃들로 가득했다. 분홍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꽃들이 푸른 잎을 가릴 정도로 만개해 있었다. 부는 바람에 떨어진 꽃잎은 탁자에, 종이에, 그리고 자매의 머리카락 끝에 떨어졌다. 내리쬐는 햇살이 마당을 벌꿀색으로 물들였고, 처마 밑에서는 새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맑고 가볍게 노래했다. 새소리가 금소리와 어우러져 아득히 퍼져나갔다. 수수는 이런 풍경 속에서 책상에 엎드려 게으름을 피우거나, 복도에 앉아 종이를 높이 들고 햇빛에 비친 색채가 번지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시간이 참 느리게 흘렀다. 처마 밑의 빛과 그림자가 조금씩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오후가 다 지나갔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헤어진 후 이미 수십 번의 봄날이 지나있었다
여름
여름이 시작되자, 마당은 찜통에 갇힌 듯 답답해졌다.
매미 소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려 퍼졌고,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에 처마 밑의 연꽃조차 수수의 기분과 비슷하게 시들었다. 그녀는 창틀에 엎드려 햇볕에 의해 하얗게 그을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양양은 뒤에 있는 낮은 의자에 앉아 곡 하나를 일고여덟 번 반복해서 연주하며 연습했다. 음악 소리가 열기에 말랑말랑해졌고, 수수는 한참을 듣다가 이곳에 더 머물렀다가는 뇌도 그 금 소리처럼 녹아내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언니, 어디 가려고?」 수수가 몸을 뒤척이자 양양의 손도 함께 멈췄다.
「강가에 갈래.」 문턱을 넘어선 수수는 동생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고, 긴 머리가 어깨 너머로 흔들거렸다. 「거긴 바람이 불잖아, 집에 있으니까 답답해 죽겠어.」
「밖은 햇빛이 너무 강한데...」
「햇빛에 안 죽어!」 목소리는 이미 마당 담장 모퉁이에서 들려왔다.
강둑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두 골목만 지나면 됐다. 수수는 발걸음을 서두르며, 손에 쥔 접선으로 착착 손바닥을 쳤다. 강둑에 도착하자마자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은은한 습기와 시원함이 느껴졌고, 물과 풀의 달콤한 향기도 함께 밀려왔다. 그곳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근처 노점에서 중년 남자가 주판을 튕기고 있었다. 타닥타닥 주판알 튕기는 소리와 입으로 숫자를 하나씩 읽는 소리가 함께 수수의 귓가에 들려왔다. 수수는 턱을 괴고 한참을 보다가 참지 못해 두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주판이 자리를 옮겼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알이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넋을 잃고 무의식적으로 따라 세며, 입술도 같이 가볍게 움직였다.
그 노점 주인은 마지막 알을 거두고 고개를 들었다가, 밝은 눈과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뉘 집 아이야?」
「유 사장님, 총 327필 맞죠?」 수수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먼저 숫자를 말했다. 노점 주인은 고개를 숙여 장부를 보고 다시 그녀를 보고는, 수염 밑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내 주판을 따라 센 거야?」
「따라 셀 필요 없어요. 사장님이 숫자를 읽을 때 제가 암산을 했거든요.」 수수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겁이라곤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앞의 그 찻잎은 106근 반이죠, 맞죠? 방금 거기서 들었어요.」
사장님은 주판을 책상 위에 놓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너... 내 가게에 와서 일해 보지 않을래?」
「월급은 얼마 주실 건데요?」
수수의 질문에 주변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사장님도 웃으며 부챗살로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꼬마 사장님, 여기서 장난치지 말고, 저리 가렴.」
수수도 화내지 않고 다시 부채를 흔들며 옆에 있는 약재 노점으로 갔다. 노점상에는 수로로 운반된 약재가 가득했고, 수수는 호기심에 물었다. 「육로로 가는 게 더 빠르지 않나요?」 노점상은 그녀에게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빠르긴 하지만 오는 길에 흔들릴 수 있거든. 약재는 흔들림을 견디지 못해, 이게 부서지면 돈이 안 되니까.」
수수는 약재를 코 밑에 대고 냄새를 맡은 후 조심스럽게 다시 내려놓았다. 수로로 7일, 육로로 3일, 하지만 부서지면 본전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되므로 시간을 더 들이더라도 화물의 상태를 보장하는 건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해가 서서히 지고 강둑의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었다. 마지막 몇 척의 화물선이 밧줄을 풀고, 저녁 바람에 돛이 부풀어 오르자, 뱃그림자가 부서진 금빛이 가득한 수면 위에서 천천히 멀어졌다.
수수는 돌계단에 앉아 접선을 흔들던 손을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 배들을 바라보았다. 여울을 지나고, 강의 중심을 지나, 마침내 점차 낮아져 하늘가의 작은 점이 되는 것을 보았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도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었다. 그 배들에는 식량, 천, 약재가 실려 있었고, 북쪽, 남쪽, 산속, 물가에서 온 것들이었으며, 그것들은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아주 멀고 먼 곳으로, 그녀가 아직 가보지 못한 먼 곳으로 갈 것이다.
언젠가 나도 그 배에 탈 거야. 손에 주문서를 쥐고 뱃머리에 설 거야.
수수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일어나 치마의 먼지를 털었다. 돌계단에는 아직 햇살의 따뜻함이 조금 남아 있었고, 그녀는 일어나 그 강을 돌아보았다. 끝없는 야경 속에서 드문드문 불빛이 수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바라는... 태평한 세상인가
매미 소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려 퍼졌고,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에 처마 밑의 연꽃조차 수수의 기분과 비슷하게 시들었다. 그녀는 창틀에 엎드려 햇볕에 의해 하얗게 그을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양양은 뒤에 있는 낮은 의자에 앉아 곡 하나를 일고여덟 번 반복해서 연주하며 연습했다. 음악 소리가 열기에 말랑말랑해졌고, 수수는 한참을 듣다가 이곳에 더 머물렀다가는 뇌도 그 금 소리처럼 녹아내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언니, 어디 가려고?」 수수가 몸을 뒤척이자 양양의 손도 함께 멈췄다.
「강가에 갈래.」 문턱을 넘어선 수수는 동생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고, 긴 머리가 어깨 너머로 흔들거렸다. 「거긴 바람이 불잖아, 집에 있으니까 답답해 죽겠어.」
「밖은 햇빛이 너무 강한데...」
「햇빛에 안 죽어!」 목소리는 이미 마당 담장 모퉁이에서 들려왔다.
강둑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두 골목만 지나면 됐다. 수수는 발걸음을 서두르며, 손에 쥔 접선으로 착착 손바닥을 쳤다. 강둑에 도착하자마자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은은한 습기와 시원함이 느껴졌고, 물과 풀의 달콤한 향기도 함께 밀려왔다. 그곳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근처 노점에서 중년 남자가 주판을 튕기고 있었다. 타닥타닥 주판알 튕기는 소리와 입으로 숫자를 하나씩 읽는 소리가 함께 수수의 귓가에 들려왔다. 수수는 턱을 괴고 한참을 보다가 참지 못해 두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주판이 자리를 옮겼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알이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넋을 잃고 무의식적으로 따라 세며, 입술도 같이 가볍게 움직였다.
그 노점 주인은 마지막 알을 거두고 고개를 들었다가, 밝은 눈과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뉘 집 아이야?」
「유 사장님, 총 327필 맞죠?」 수수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먼저 숫자를 말했다. 노점 주인은 고개를 숙여 장부를 보고 다시 그녀를 보고는, 수염 밑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내 주판을 따라 센 거야?」
「따라 셀 필요 없어요. 사장님이 숫자를 읽을 때 제가 암산을 했거든요.」 수수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겁이라곤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앞의 그 찻잎은 106근 반이죠, 맞죠? 방금 거기서 들었어요.」
사장님은 주판을 책상 위에 놓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너... 내 가게에 와서 일해 보지 않을래?」
「월급은 얼마 주실 건데요?」
수수의 질문에 주변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사장님도 웃으며 부챗살로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꼬마 사장님, 여기서 장난치지 말고, 저리 가렴.」
수수도 화내지 않고 다시 부채를 흔들며 옆에 있는 약재 노점으로 갔다. 노점상에는 수로로 운반된 약재가 가득했고, 수수는 호기심에 물었다. 「육로로 가는 게 더 빠르지 않나요?」 노점상은 그녀에게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빠르긴 하지만 오는 길에 흔들릴 수 있거든. 약재는 흔들림을 견디지 못해, 이게 부서지면 돈이 안 되니까.」
수수는 약재를 코 밑에 대고 냄새를 맡은 후 조심스럽게 다시 내려놓았다. 수로로 7일, 육로로 3일, 하지만 부서지면 본전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되므로 시간을 더 들이더라도 화물의 상태를 보장하는 건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해가 서서히 지고 강둑의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었다. 마지막 몇 척의 화물선이 밧줄을 풀고, 저녁 바람에 돛이 부풀어 오르자, 뱃그림자가 부서진 금빛이 가득한 수면 위에서 천천히 멀어졌다.
수수는 돌계단에 앉아 접선을 흔들던 손을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 배들을 바라보았다. 여울을 지나고, 강의 중심을 지나, 마침내 점차 낮아져 하늘가의 작은 점이 되는 것을 보았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도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었다. 그 배들에는 식량, 천, 약재가 실려 있었고, 북쪽, 남쪽, 산속, 물가에서 온 것들이었으며, 그것들은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아주 멀고 먼 곳으로, 그녀가 아직 가보지 못한 먼 곳으로 갈 것이다.
언젠가 나도 그 배에 탈 거야. 손에 주문서를 쥐고 뱃머리에 설 거야.
수수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일어나 치마의 먼지를 털었다. 돌계단에는 아직 햇살의 따뜻함이 조금 남아 있었고, 그녀는 일어나 그 강을 돌아보았다. 끝없는 야경 속에서 드문드문 불빛이 수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바라는... 태평한 세상인가
가을
가을의 명정 , 바람이 마른 낙엽을 창살에 붙였다 떼어냈다. 마치 누군가 낡은 책을 천천히 넘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양양은행정부대 대원이 되기 위해 금주 로 떠나려 한다. 이 일이 결정된 지 반 개월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겉으로는 말하지 않고 각자 바쁘게 움직였다. 마치 그녀가 떠나기 전에 꼭 끝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수수는 방에서 동생의 짐을 싸는 것을 도왔다. 녹나무 상자는 반나절 넘게 열려 있었고, 상자 안에는 작년에 말린 쑥이 깔려 있어 여전히 쌉싸름한 향이 났다. 그녀는 양양의 옷을 하나씩 털어내고 순서대로 꼭꼭 눌러 접었다. 창밖의 벌레는 가을이 오는 것을 아쉬워하듯 울음을 내다 말다 했다.
녹나무 향이 섞인 가을 햇살이 그녀의 손등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대청의 기둥을 보았다.
기둥에는 무릎 높이부터 그녀의 귀 옆까지 가로로 새겨진 흔적들이 있었다. 가장 낮은 두 개의 흔적은 양양의 것으로, 일곱 살,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쪼그려 앉아 양양을 위해 재어준 것이었다. 칼자국이 아주 얕은 건 아이가 다칠까 봐 조심스럽게 그었다는 증거였다. 수수는 그해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의 양양은 아직 잘 서지 못해 기둥을 잡아야 했지만, 어린아이가 유난히 얌전해 수수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자랑스러움을 느꼈었다—— 「이 아이가 바로 내 동생이야.」
그 위로는 자신의 흔적이 있었는데, 열네 살 때 새겨진 것이었다. 그해 그녀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며 다른 곳으로 의술을 배우러 가겠다고 떼를 썼다. 아버지는 안 된다고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이 기둥 앞에 반나절 동안 서 있게 했다. 그녀는 기둥에 새겨진 흔적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수수는 자신이 빨리 자라는 것 같기도, 아주 느리게 자라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키는 많이 컸지만, 세상 물정에 대해서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양양의 흔적은 위로 갈수록 촘촘해졌다. 작년 섣달에 새긴 흔적은 양양이 직접 새긴 것으로, 자신보다 반 마디 정도 작았다. 올해 봄이 지난 후, 양양은 자신과 키가 거의 비슷해졌다.
마당 밖에서 드문드문 새소리가 들려왔다. 수수는 문을 밀고 나갔다. 가을 햇살이 얼굴을 부딪치며 약간의 온기로 감싸안았다. 처마 밑에서 등이 파란 새가 나뭇가지 사이를 뛰어오르며 두어 번 날개를 퍼덕이자, 노란 잎 몇 장이 바스락거리며 떨어졌다. 양양이 마당 반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양양은 계단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언니가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곤 다가왔다. 수수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언제 출발해?」
「내일 아침.」
수수는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다른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안에서 맴돌다 다시 삼켰다. 그녀는 손을 뻗어 양양의 옷깃을 정리해 주었다. 양양은 가만히 있었다. 언니의 손이 거두어지자, 양양은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다시 돌아올 거야.」
수수는 미소를 지었다. 「가. 금주는 바람이 세니까 몸조심하고.」
양양은 언니의 말에 대답했고, 마침 부모님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빨리 걷지 않았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걷는 게, 마치 이미 행정부대 대원 노릇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수수는 다시 혼자 복도에 남았다. 그 등이 파란 작은 새가 언제 돌아왔는지 다시 그 나뭇가지에 앉아 고개를 들고 두 번 울었다. 그녀는 허리를 굽혀 계단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들며 어느 책에 끼워야 할지 생각하다가, 어디에 끼우든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가을은 항상 지나갈 테니까.
수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담장 밖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금주 방향에서 전해오는 메아리와도 같았다—— 그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한참을 듣고 나서야 마침내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녹나무 상자는 여전히 열린 채, 그녀가 돌아가 닫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양은
수수는 방에서 동생의 짐을 싸는 것을 도왔다. 녹나무 상자는 반나절 넘게 열려 있었고, 상자 안에는 작년에 말린 쑥이 깔려 있어 여전히 쌉싸름한 향이 났다. 그녀는 양양의 옷을 하나씩 털어내고 순서대로 꼭꼭 눌러 접었다. 창밖의 벌레는 가을이 오는 것을 아쉬워하듯 울음을 내다 말다 했다.
녹나무 향이 섞인 가을 햇살이 그녀의 손등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대청의 기둥을 보았다.
기둥에는 무릎 높이부터 그녀의 귀 옆까지 가로로 새겨진 흔적들이 있었다. 가장 낮은 두 개의 흔적은 양양의 것으로, 일곱 살,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쪼그려 앉아 양양을 위해 재어준 것이었다. 칼자국이 아주 얕은 건 아이가 다칠까 봐 조심스럽게 그었다는 증거였다. 수수는 그해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의 양양은 아직 잘 서지 못해 기둥을 잡아야 했지만, 어린아이가 유난히 얌전해 수수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자랑스러움을 느꼈었다—— 「이 아이가 바로 내 동생이야.」
그 위로는 자신의 흔적이 있었는데, 열네 살 때 새겨진 것이었다. 그해 그녀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며 다른 곳으로 의술을 배우러 가겠다고 떼를 썼다. 아버지는 안 된다고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이 기둥 앞에 반나절 동안 서 있게 했다. 그녀는 기둥에 새겨진 흔적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수수는 자신이 빨리 자라는 것 같기도, 아주 느리게 자라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키는 많이 컸지만, 세상 물정에 대해서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양양의 흔적은 위로 갈수록 촘촘해졌다. 작년 섣달에 새긴 흔적은 양양이 직접 새긴 것으로, 자신보다 반 마디 정도 작았다. 올해 봄이 지난 후, 양양은 자신과 키가 거의 비슷해졌다.
마당 밖에서 드문드문 새소리가 들려왔다. 수수는 문을 밀고 나갔다. 가을 햇살이 얼굴을 부딪치며 약간의 온기로 감싸안았다. 처마 밑에서 등이 파란 새가 나뭇가지 사이를 뛰어오르며 두어 번 날개를 퍼덕이자, 노란 잎 몇 장이 바스락거리며 떨어졌다. 양양이 마당 반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양양은 계단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언니가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곤 다가왔다. 수수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언제 출발해?」
「내일 아침.」
수수는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다른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안에서 맴돌다 다시 삼켰다. 그녀는 손을 뻗어 양양의 옷깃을 정리해 주었다. 양양은 가만히 있었다. 언니의 손이 거두어지자, 양양은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다시 돌아올 거야.」
수수는 미소를 지었다. 「가. 금주는 바람이 세니까 몸조심하고.」
양양은 언니의 말에 대답했고, 마침 부모님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빨리 걷지 않았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걷는 게, 마치 이미 행정부대 대원 노릇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수수는 다시 혼자 복도에 남았다. 그 등이 파란 작은 새가 언제 돌아왔는지 다시 그 나뭇가지에 앉아 고개를 들고 두 번 울었다. 그녀는 허리를 굽혀 계단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들며 어느 책에 끼워야 할지 생각하다가, 어디에 끼우든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가을은 항상 지나갈 테니까.
수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담장 밖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금주 방향에서 전해오는 메아리와도 같았다—— 그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한참을 듣고 나서야 마침내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녹나무 상자는 여전히 열린 채, 그녀가 돌아가 닫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
수수는 뱃머리에 앉아 무릎 위에 백자호를 올려놓았다. 주전자 주둥이에선 하얀 김이 나오자마자 흩어졌다. 그녀는 맞은편 사람의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자신의 잔도 채웠다. 찻물이 잔을 채우는 소리는 매우 작았지만, 노가 물을 젓는 소리는 덮기엔 적당했다.
협상은 순조롭지 않았다. 상대방은 양보하려 하지 않았고, 이 대치는 3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오늘 아침 수수는 사람을 보내 일을 잠시 미루고 호수에서 만나자고 청했다. 상대방은 해가 서쪽으로 기울 때쯤에야 회색 피풍의를 덮고 배에 올랐다. 들어올 때도 그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작은 배가 호수 중심을 향해 흘러갔다. 호수 위에는 옅은 안개가 번져 있었고, 먼 곳의 산그림자가 천천히 흐릿해지고 있었다.
어렵게 찾아온 한가롭고 여유로운 상황에, 자연스레 수수는 장부 이야기를 미뤄두었다. 항상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그녀는 먼저 고향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향의 물은 맑아서 바닥의 자갈이 하나하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 어릴 적 강가에서 상단이 짐을 내리는 것을 보았는데, 포대가 그녀보다 몇 자나 높게 쌓여 있었고, 어른들이 강가에서 장부를 계산하는데 주판 소리가 맑고 매력적이었다는 이야기. 집을 떠나던 해에 비가 보슬보슬 내렸는데, 몽롱한 빗줄기 너머로 배웅 나온 부모님의 얼굴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 아득한 이야기들이 작은 배를 타고 흔들거리며 여러 해를 지나 몽주의 이 하얀 눈으로 덮인 호수 위에 닿았다.
「저는 더 많은 것을 볼수록 이 세상이 더 사랑스럽게만 느껴져요.」 수수는 계속해서 말을 꺼냈다. 「저는 그 좋은 것들이 가야 할 곳으로 가기를 바라요. 식량은 기근이 든 곳으로, 약재는 병상으로, 옷감은 가난한 집으로. 하지만, 그 물건들이 스스로 필요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으니, 누군가는 그것들을 연결해야 하는 법이죠. 저는 그저 지켜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상대방은 말을 잇지 않고 찻잔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고개를 돌려 호수를 바라보았다. 수수는 잔의 가장자리에 얹은 상대방의 손가락이 꽉 쥐어졌다 풀렸다, 풀렸다 또 다시 꽉 쥐어지는 것을 보았다. 상대방은 결국 가벼운 한숨만 내쉬었다.
배가 기슭에 닿았을 때야 눈이 조금 더 굵어진 것을 느꼈다. 몽주의 눈은 가늘고 부드러워 마치 누군가의 손에서 떨어진 솜털 같았다. 상대방은 돌계단에 올라서서 뒤돌아 그녀를 쳐다보고는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을 남긴 후 우산을 펴고 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천천히 눈 속으로 사라진 회색빛 그림자를 바라보며 수수는 이 일에 기회가 열렸음을 알아챘다.
수수는 물가에 잠시 서 있다가 떠났다. 수수가 머무는 곳은 호수 동쪽에 있었고, 문을 들어설 때 신발 밑창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화로 앞에 쭈그리고 앉아 불을 피웠고, 몇 번 불꽃이 튀고 나서야 타오르기 시작했다. 열기가 숯에서 스며 나와 손등을 타고 올라가 뺨 위까지 따뜻하게 덥혔다. 창밖에는 소리 없이 눈이 내렸고, 그녀는 화로의 가장자리에 기대어 앉았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꿈을 꿨다. 꿈속의 고향은 한여름이었다. 햇살은 눈부셨고, 온 집 안이 나무 향기로 가득했다. 상단은 벽돌 모양으로 굳힌 차를 내리고, 선원은 소금 포대를 메고, 동전 꿰미가 계산대 위에 던져지며 울리는 쨍그랑 소리는 악기 소리보다 더 듣기 좋았다. 어른 허리 높이밖에 안 되는 어린 수수는 장부방 창턱 아래 서서 발돋움하여 창틀에 엎드려 안을 들여다보았다. 넋을 잃고 보느라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그저 그 두 눈만 반짝이고 있었다.
그때의 소녀는 상도(商道)가 무엇인지 몰랐고, 그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 모두 이 작은 창살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소녀를 보고 웃으며 붓꽂이에서 낡은 붓을 꺼내 창문 밖으로 건네주었다. 수수는 손을 뻗어 그 붓을 받았다. 붓은 소녀의 손가락보다 굵었고, 묵직했다. 소녀는 꽉 쥐고 놓지 않으려 했다. 창턱 아래에서 천천히 일어서자 동전 소리, 말 방울 소리, 점원의 외침 소리, 선원의 호각 소리가 모두 밀려오면서 이 어린 꼬마를 둘러쌌다. 소녀는 웃었다. 그저 행복만 가득했다
그녀가 지나온 사계절
저녁 무렵 현방 지계 , 하늘가에선 땅거미가 한 치 한 치 내려앉고 있었다.
수수는 성안의 긴 거리를 걷고 있었다. 청석판을 밟는 걸음걸이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아직 다 흩어지지 않은 노을빛이 온 거리를 옅은 귤색으로 물들였고, 처마 끝에 걸린 등불은 아직 켜지지 않은 채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만 있었다. 노점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들락날락하며 널빤지를 나르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가끔씩 들려오는 소리는 저녁 바람에 흩어져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다. 수수는 그 빛과 그림자 사이를 지나갔고, 그림자가 아주 길게 늘어졌다.
조월회가 열릴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길가 노점의 문 앞에는 수십 필의 알록달록한 비단이 쌓여 있었고, 점원들은 들락날락하며 짐을 날랐다. 문틀에 기대어 숫자를 읊조리고 있는 주인들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이들 몇 명이 수수 곁을 뛰어 지나가다가, 모퉁이를 지날 때 김이 모락모락 나며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기관 화로 몇 개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반짝이며 한참 동안 군침을 삼키다가, 끝내 아쉬운 듯 발길을 돌렸다.
수수는 턱을 괴고 한참을 살펴보았다. 「금하 완자」를 파는 노점이었는데,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우며 쫀득쫀득한 식감의 푸른 파가 곁들여진 향긋한 고기완자가 찜통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니 절로 식욕이 돋았다. 수수는 손을 뻗어 가리켰다.
「금하 완자 한 판 주세요.」
노점 주인은 고개를 들어, 눈웃음이 가득한 젊은 아가씨가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대답했다. 수수는 포장된 금하 완자를 받아 들고 돈을 지불한 뒤, 클램 코인을 더 건넸다.
「방금 뛰어간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주세요.」 그녀는 봉지를 들어 올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샀는지는 말하지 마시고요.」
노점 주인은 어리둥절해했지만, 그 돈은 탁자 위에 남겨져 있었고, 그림자는 이미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찻집과 술집의 등불이 하나둘씩 켜지자, 따뜻한 노란빛이 창살 사이로 새어 나와 바닥에 깔렸다. 수수는 그 빛을 밟으며 걸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완자 봉지를 손에 들고선, 바람이 귓가의 잔머리를 얼굴로 날려도 손을 뻗어 쓸어 올리지 않았다.
오늘은 외출을 서두르느라 물의 부채도 챙기지 않았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지었다. 부채를 움직일 일이 본래 많지 않았고, 정말 중요한 풍랑은 이미 수성전 며칠 동안 다 지나갔기 때문이다. 눈앞의 나날들은 아주 평범했다. 거리를 한가롭게 거닐 시간이 있고, 멈춰 서서 사람들이 지극히 평범한 황혼을 어떻게 보내는지 지켜볼 시간이 있을 정도로 평범했다.
발걸음이 어느새 빨라졌다.
앞쪽 좁은 골목을 지나, 작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도착한다. 동생이 그곳에 있고, 그 사람도 그곳에 있다. 그녀는 그곳에 지금쯤 등불이 켜졌는지, 이 음식이 그들 입에 맞을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일찍이명정 의 봄과 여름을 느꼈다. 수면이 반짝이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나날들. 어린 수수는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을 달리며 바람에 긴 머리를 흩날렸다. 그녀의 마음과 눈 속에는 오직 그 생동감 넘치는,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인간 세상만 가득했다. 또한 몽주 의 가을과 겨울도 느꼈다. 호수 가득 안개 낀 아침에 배를 띄워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눈이 내리는 저녁이면 홀로 창가에 앉았다. 화로의 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가운데, 그녀는 먼 곳에서 도착한 가족의 편지를 손에 쥐고는 먹물이 뜨거운 온기에 번질 때까지 보고 또 보았다.
지금은 또 이 저녁에 이르렀다. 발밑은 현방 지계의 길이고, 손에는 소중한 사람에게 줄 물건이 쥐어져 있었다. 수수는 봉지를 다른 손으로 바꿔 들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긴 거리 저편에서 불어온 바람에 소맷자락이 펄럭였고, 거리에는 몽롱하고 어수선한 등불 그림자가 가득했지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거의 다 왔다. 다리가 바로 앞에 있다
수수는 성안의 긴 거리를 걷고 있었다. 청석판을 밟는 걸음걸이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아직 다 흩어지지 않은 노을빛이 온 거리를 옅은 귤색으로 물들였고, 처마 끝에 걸린 등불은 아직 켜지지 않은 채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만 있었다. 노점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들락날락하며 널빤지를 나르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가끔씩 들려오는 소리는 저녁 바람에 흩어져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다. 수수는 그 빛과 그림자 사이를 지나갔고, 그림자가 아주 길게 늘어졌다.
조월회가 열릴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길가 노점의 문 앞에는 수십 필의 알록달록한 비단이 쌓여 있었고, 점원들은 들락날락하며 짐을 날랐다. 문틀에 기대어 숫자를 읊조리고 있는 주인들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이들 몇 명이 수수 곁을 뛰어 지나가다가, 모퉁이를 지날 때 김이 모락모락 나며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기관 화로 몇 개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반짝이며 한참 동안 군침을 삼키다가, 끝내 아쉬운 듯 발길을 돌렸다.
수수는 턱을 괴고 한참을 살펴보았다. 「금하 완자」를 파는 노점이었는데,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우며 쫀득쫀득한 식감의 푸른 파가 곁들여진 향긋한 고기완자가 찜통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니 절로 식욕이 돋았다. 수수는 손을 뻗어 가리켰다.
「금하 완자 한 판 주세요.」
노점 주인은 고개를 들어, 눈웃음이 가득한 젊은 아가씨가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대답했다. 수수는 포장된 금하 완자를 받아 들고 돈을 지불한 뒤, 클램 코인을 더 건넸다.
「방금 뛰어간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주세요.」 그녀는 봉지를 들어 올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샀는지는 말하지 마시고요.」
노점 주인은 어리둥절해했지만, 그 돈은 탁자 위에 남겨져 있었고, 그림자는 이미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찻집과 술집의 등불이 하나둘씩 켜지자, 따뜻한 노란빛이 창살 사이로 새어 나와 바닥에 깔렸다. 수수는 그 빛을 밟으며 걸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완자 봉지를 손에 들고선, 바람이 귓가의 잔머리를 얼굴로 날려도 손을 뻗어 쓸어 올리지 않았다.
오늘은 외출을 서두르느라 물의 부채도 챙기지 않았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지었다. 부채를 움직일 일이 본래 많지 않았고, 정말 중요한 풍랑은 이미 수성전 며칠 동안 다 지나갔기 때문이다. 눈앞의 나날들은 아주 평범했다. 거리를 한가롭게 거닐 시간이 있고, 멈춰 서서 사람들이 지극히 평범한 황혼을 어떻게 보내는지 지켜볼 시간이 있을 정도로 평범했다.
발걸음이 어느새 빨라졌다.
앞쪽 좁은 골목을 지나, 작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도착한다. 동생이 그곳에 있고, 그 사람도 그곳에 있다. 그녀는 그곳에 지금쯤 등불이 켜졌는지, 이 음식이 그들 입에 맞을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일찍이
지금은 또 이 저녁에 이르렀다. 발밑은 현방 지계의 길이고, 손에는 소중한 사람에게 줄 물건이 쥐어져 있었다. 수수는 봉지를 다른 손으로 바꿔 들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긴 거리 저편에서 불어온 바람에 소맷자락이 펄럭였고, 거리에는 몽롱하고 어수선한 등불 그림자가 가득했지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거의 다 왔다. 다리가 바로 앞에 있다
수수 보이스 라인
마음의 소리 · I
구름이 짙고 어두워 비가 올 듯하고, 일렁이는 바다에서 안개가 피어나네... 어때, 오늘 이 안개비 풍경 말이야. 몽주 성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이런 날씨를 자주 만나는데, 현방성과는 미묘하게 다르고 내 고향의 풍경과는 더더욱 다르지... 어쩌면 이 세상의 비도 저마다의 성질이 있는 모양이야. 하지만 이런 가랑비가 청석판 위에 떨어져 물보라를 일으키고, 수십 년 전의 나에게도 내려앉았을 때, 난 비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어. 그때부터 물은 내 뜻에 따라 흐르기도 멈추기도 하게 되었지. 살짝만 건드려도 내 뜻을 따르게 되었어.
이제 빗속을 걸을 때 우산을 쓸 필요도, 피할 필요도 없어. 빗줄기가 나를 알아보고, 나 또한 그들을 알고 있으니
이제 빗속을 걸을 때 우산을 쓸 필요도, 피할 필요도 없어. 빗줄기가 나를 알아보고, 나 또한 그들을 알고 있으니
마음의 소리 · II
고향 이야기를 하니 명정 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네. 풀이 자라고 꾀꼬리가 날아다니는 삼월이면, 하늘빛이 하루가 다르게 싱그러워졌지. 난 자주 양양을 이끌고 마당에 나가 연을 날렸어. 바람이 불면 연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저 멀리 하늘가에 걸린 구름을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지. 연이 높이 날지 않는 게 못내 아쉬워 몇 걸음씩 더 내달리며, 기어코 남의 연보다 높이 띄워야만 직성이 풀리곤 했어. 마당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나뭇잎 그림자가 일렁이면, 나뭇가지 사이로 걸러져 내려온 햇살이 마치 부서진 금가루처럼 온몸에 쏟아졌지... 그게 내 기억 속에 남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야
마음의 소리 · III
그 시절의 봄, 화창한 바람이 부드럽고 하늘은 맑고 푸르던 날에, 담장 안에선 이따금 악기 소리가 유유히 흘러나왔지. 알다시피 우리 집엔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았잖아. 집안 곳곳엔 종일 악기 소리가 흐르며 내 귓가를 시냇물처럼 스쳐 지나갔지. 물론~ 부모님은 내 성격대로 하게 두셨어. 나를 억지로 의자에 앉혀놓고 규칙대로 운지법을 연습하게 하지는 않으셨거든. 양양은 달랐어. 걔는 어릴 때부터 곡 하나가 온전히 끝날 때까지 조용히 감상할 줄 알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른들 흉내를 내며 무릎을 치면서 장단을 맞추곤 했지... 그에 비하면 난 역시 탁 트인 곳으로 달려가 춤을 추는 게 더 좋았어. 발끝을 가볍게 딛고 소맷자락을 휘저으며 바람을 타고 오르내리다 보면, 마치 온 세상의 빛을 품에 안은 것 같았거든. 그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없었어
마음의 소리 · IV
담장 밖은 또 다른 세상이었어. 난 부둣가에 가서 화물선이 정박할 때 밧줄이 나무 말뚝을 조이는 묵직한 소리나, 상인들이 목청 높여 손님을 모으는 소리, 주판알이 부딪히며 내는 경쾌한 소리를 듣는 게 좋았어... 이런 소리들이 그 어떤 음악보다 날 매료시켰지. 난 자주 가판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장부를 구경하며 제법 그럴싸하게 남의 계산을 도와주기도 하고, 지도를 펼쳐 들고는 「이 길은 돌아가는 길이에요, 수로를 이용하면 이틀은 아낄 수 있을걸요」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곤 했지. 어른들은 처음엔 그저 어린애 장난인 줄로만 알았다가, 나중에야 내 말이 꽤 일리가 있다는 걸 깨닫고는 했어. 어머니는 나중에 아버지께 그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수수가 어쩌면 장사꾼의 재능을 타고났을지도 모르겠다며 웃으시더라... 음, 넌 어떻게 생각해?
마음의 소리 · V
그때는 그저 북적이는 게 좋았을 뿐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여러 일을 겪고 지켜보면서 점차 깨닫게 되었어. 소위 말하는 「태평성대」는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걸. 그건 누군가의 노력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연약한 것이었지—— 난 그 누군가가 되고 싶어. 이 아름다운 강산도 좋지만, 난 무엇보다 이 세상의 활기 넘치는 삶의 모습들을 사랑해. 그러니 나 혼자만의 안락함에 만족할 수는 없잖아. 하지만 나도 알아, 한 사람의 힘은 결국 한계가 있다는걸. 난 재난이 휩쓸고 간 마을과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들, 그 어떤 물건으로도 채울 수 없는 결핍을 보았어... 그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어. 만약... 이 넓은 산과 강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날이 온다면, 나와 함께 내가 꿈꾸는 풍경을 만들어갈 사람이 있을까? 내가 바라는 건 생기 넘치는 태평성대야. 그리고 너의 눈 속에서, 난 그것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보았어.
그러니 이 길, 괜찮다면... 나랑 함께 가주지 않을래?
그러니 이 길, 괜찮다면... 나랑 함께 가주지 않을래?
수수의 취미
아... 그건 정말 셀 수 없이 많지. 요즘에는 특히 골동품이나 서화 같은 것들에 푹 빠져 있어. 설령 시중에 떠도는 모작일지라도 충분히 흥미로워—— 어떤 예술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아, 민간에서는 이런 공예로 그 느낌을 재현해 내는구나」 하고 알 수 있는 법이니까~ 사실 나도 직접 몇 점 그려봤는데, 제법 그럴싸하게 나왔거든. 한번 볼래?
수수의 고민
고민이라... 대부분의 고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긴 한데, 딱 하나 예외가 있네. 여동생이 다 커버리면 어쩌지? 하는 거. 어휴, 네 생각엔 양양이 왜 이젠 내 손을 잡고 다니려 하지 않는 것 같아?
좋아하는 음식
물론 온갖 간식들이지! 완두를 갈아 만든 금빛 옥설기하며, 강낭콩으로 감싼 단팥 말이, 그리고 말랑말랑한 금가루 찹쌀떡까지. 달콤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거든... 아, 몽주 에서 파는 「보름달 설기」도 정말 좋아해. 쫀득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감도는 게, 고향의 맛과는 전혀 다르거든. 언젠가는 꼭 우리 가족들에게도 맛보여 주고 싶어
싫어하는 음식
포부와 이상
내가 바라는 건 어느 한 곳의 풍요로움이 아니야. 내가 바라는 건 물자가 막힘없이 유통되고 사람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그리고 이곳의 등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고 밝게 빛나는 거야
나의 이야기 · Ⅰ
물만두, 이리 와~ 얘 좀 봐, 정말 귀엽지 않아? 물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야. 내가 공명 어빌리티로 물줄기를 조절할 때마다, 신이 나서 주변을 뱅글뱅글 맴돌거든... 작은 새들은 참 달래기 쉽다니까
나의 이야기 · Ⅱ
집에서는 늘 내 성격대로 하게 두긴 했지만, 결코 일시적인 충동으로 제대로 장사의 길을 걷겠다 결정한 건 아니야. 처음엔 그저 거리에서 장사꾼들이 어떻게 규칙을 정하고, 어떻게 협상하는지 귀동냥하는 것부터 시작했어. 그러다 조금씩 직접 해보게 되었지. 장부 위의 숫자들이 점점 변해가고,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하나둘 상로가 개척되는 것을 지켜보며, 내 손을 거쳐 간 물건들이 누군가의 손에서 양식이 되고 또 옷감이 되고, 약재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게... 그 무엇보다도 뿌듯함을 느끼게 하더라고. 장사는, 결국 따지고 보면 계산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길이야
양양에 관하여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은 나와 양양을 보며, 얼굴만 닮았지 성격은 딴판이라고 했어. 난 밖으로 나돌며 뭐든 직접 보고 참견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었고, 양양은 온화하고 내성적이었거든.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에선 정말 친자매가 맞느냐며 농담을 던지곤 했지. 하지만 그런 말에 기분이 상한 적은 없어, 우리 둘 다 알고 있었으니까. 서로만큼 닮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서도 다시는 찾을 수 없다는 걸 말이야. 내 동생은 겉보기엔 부드럽고 가냘파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용감하고 꿋꿋해. 양양은 바람을 불러올 수 있는 아이이자, 동시에 뒤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 바람을 막아줄 수도 있는 아이라는 걸 난 항상 알고 있어
여우의 별자리에 관하여
청초에 관하여
내가 가진 상단에서 보고가 올라온 적 있어. 현방 지계 근처에서 잔상들에게 포위당해 곤욕을 치르던 중, 운 좋게 어느 「선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얼마 전, 수성전 때의 일까지 함께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약소한 선물을 챙겨 청초 사기를 찾아갔지. 그녀는 아무것도 받지 않았지만, 대신 내가 직접 우려낸 차는 몇 잔 마셨어. 아, 그러고 보니 선인조차 감탄하며 마신 차라고 하면, 꽤 훌륭한 판매 전략이 되지 않을까?
경연에 관하여
「산고양이 등불」... 저잣거리에서 소문이 아주 대단하던데. 어스름한 등불을 들고 검은 옷을 입은 채 그림자처럼 오가는데, 그 자취마다 저승의 기운이 서려 있다나. 나도 몇 번 마주친 게 전부지만, 나이는 어려 보여도, 그 눈빛에서 많은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 이렇게 파격적이고 얽매임 없는 사람을 보면 오히려 호기심이 생겨—— 과연 이런 이에게도 마음을 쏟거나, 그를 붙잡아둘 만한 무언가가 있을지 하고
어머니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은 어머니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작곡의 대가」라는 칭호부터 붙이곤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비 오는 날 회랑에 앉아 나와 양양을 품에 안고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던 분이야. 난 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조급하게 캐묻곤 했고, 나보다 조금 더 어린 양양은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그저 얌전히 어머니를 올려다보곤 했지... 훗, 우리는 그렇게 자라왔어~
아버지에 관하여
세상에 우리 아버지보다 더 깨어 있는 분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명색이 훈장님이신데도 어른 대접 받으려는 태도는 전혀 없으시고, 말씀도 어찌나 재미있게 하시는지 몰라. 툭 던지는 고사성어조차 마치 이야기꾼의 설화처럼 들려주신다니까.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받으면, 읽다가 몇 번이나 웃음이 터지곤 해. 분명 멀리 떨어진 곳의 일들인데, 아버지의 손을 거치면 마치 이웃집 잔치 소식처럼 생생해지거든. 어때, 나중에 틈나면 명정 에 한번 들르지 않을래? 그곳은 풍경이 정말 아름답고, 우리 집엔 제일 좋은 차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생일 축하
오늘이 네 생일이지? 기억하고 있었어.
산해진미를 가득 차려놓고 그 누구도 자리를 뜰 수 없을 만큼 성대한 연회를 열어줄까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떠들썩함이야 언제든 누릴 수 있는 거잖아. 적어도 오늘만큼은, 오롯이 네 마음 가는 대로 보냈으면 해. 시끌벅적한 게 좋다면 그렇게 하고, 정적이 필요하다면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게 할게. 모처럼 맞이한 좋은 날이니,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져도 괜찮아.
난 워낙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좋은 날은 천천히 음미하며 보내고 싶고, 소중한 인연 역시 순간의 시끌벅적함으로 끝내고 싶지 않거든. 세상은 넓고 시간은 기니, 진수성찬이든, 단출한 차 한 잔이든, 말만 해.
앞으로의 하루하루, 한해 한해가 지금처럼 행복하기를, 모든 여정이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흘러, 발길이 닿는 곳마다 환히 빛나길 바라
산해진미를 가득 차려놓고 그 누구도 자리를 뜰 수 없을 만큼 성대한 연회를 열어줄까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떠들썩함이야 언제든 누릴 수 있는 거잖아. 적어도 오늘만큼은, 오롯이 네 마음 가는 대로 보냈으면 해. 시끌벅적한 게 좋다면 그렇게 하고, 정적이 필요하다면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게 할게. 모처럼 맞이한 좋은 날이니,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져도 괜찮아.
난 워낙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좋은 날은 천천히 음미하며 보내고 싶고, 소중한 인연 역시 순간의 시끌벅적함으로 끝내고 싶지 않거든. 세상은 넓고 시간은 기니, 진수성찬이든, 단출한 차 한 잔이든, 말만 해.
앞으로의 하루하루, 한해 한해가 지금처럼 행복하기를, 모든 여정이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흘러, 발길이 닿는 곳마다 환히 빛나길 바라
대기 · Ⅰ
잘 봐, 물만두야... 음! 어때? 정말 살아있는 것 같지?
대기 · Ⅱ
백성들이 편안하고 물자가 풍족하며, 바다와 강도 평온하기를 바랄 뿐이야
대기 · Ⅲ
(호흡)
자기 소개
이걸로도 앞길이 열리지 않는다면, 차라리 이 끝없는 강산을 빌려 내 진심을 증명하겠어
시작의 연주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엔, 감상할 만한 봄의 산이 있기 마련
파티 가입 · Ⅰ
내 생각대로야
파티 가입 · Ⅱ
이 광경... 제법 흥미로운데
파티 가입 · Ⅲ
좋아, 바로 지금이야
돌파 · Ⅰ
물소리가... 들려. 단순한 시냇물이나 빗소리가 아니야. 더 깊은 곳... 만물의 심연에서 흘러나오는 공명이야. 산골짜기를 깨우고, 강물을 깨우는 그런 소리
돌파 · Ⅱ
몽주에 가랑비가 내리면, 다들 종이우산을 쓰거나 서둘러 처마 밑으로 숨곤 해. 하지만 난 괜찮아. 그냥 느긋하게 빗속을 걷는 게 좋거든. 빗줄기가 어깨를 비껴가서 다른 곳으로 가볍게 떨어지니까... 자, 내 쪽으로 더 가까이 와, 그러면 우산은 필요 없을 거야
돌파 · Ⅲ
난 이 세상에서 가장 마음을 울리는 건, 눈을 떴을 때 마주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해. 새벽빛이 처음 비칠 때 강물 위로 부서지는 금빛 조각들, 띄엄띄엄 떠 있는 고깃배와 삐걱거리는 노 젓는 소리. 시장이 열리고 갓 쪄낸 만두 찜통을 열면 하얀 김이 향기를 머금고 퍼져 나가고, 저 멀리 찻집에서 들려오는 악기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이지... 그리고 이제 난, 그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흐름까지 느낄 수 있어. 이 모든 소리가 얽혀 만들어진 광경이야말로... 내가 끝까지 놓지 못하는 사람 사는 세상이야
돌파 · IV
상도(商道)라는 두 글자는 말하자면 결국 사고파는 일일 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장사의 끝은 평범한 사람들로 이어져 있어. 북쪽의 곡식, 남쪽의 차, 산속의 약재, 물가의 비단—— 누군가는 이들을 바느질하듯 하나로 꿰어야 해. 이쪽의 넉넉함으로 저쪽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말이야. 그 물건들이 오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은 사실 수많은 손이 이 세상의 소박한 정취를 받쳐 들고, 그것이 끊어지지 않게 이어가는 과정인 셈이지... 물은 바위를 뚫기도 하지만, 만물을 적시기도 하잖아? 장사는 이익을 쫓기도 하지만, 세상을 구제할 수도 있어. 그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돌파 · V
이 강산은 한 폭의 그림처럼 선명하고, 세상은 이렇게나 북적이는데, 혼자 보기엔 아무래도 좀 외롭잖아. 곁에 한 사람만 더 있어도, 모든 게 완벽할 텐데. 그러니까... 앞으로 펼쳐질 풍경들, 우리 같이 보러 가자. 이 넓은 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끝없는 바람과 달빛이, 너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일반 공격 · Ⅰ
봄바람이 실린 선율
일반 공격 · Ⅱ
노을빛을 감싼 구름
일반 공격 · Ⅲ
아득한 물길 너머로
일반 공격 · IV
그친 안개비
일반 공격 · Ⅴ
경쾌한 뱃노래
일반 공격 · Ⅵ
둘러싸인 구름
일반 공격 · VII
가득 찬 달빛
일반 공격 · VIII
배 한 척
일반 공격 · IX
푸른 산
강공격 · Ⅰ
들려오는 종소리
강공격 · Ⅱ
푸른 산안개
강공격 · Ⅲ
맑은 강물
공중 공격 · Ⅰ
산빛이 옷깃을 적시네
공중 공격 · Ⅱ
연이 맑은 빛을 물고 오네
공중 공격 · Ⅲ
한 폭의 그림 같구나
공명 스킬 · Ⅰ
눈부신 절경
공명 스킬 · Ⅱ
멀리 펼쳐진 푸른 빛
공명 스킬 · Ⅲ
스며든... 산천의 물빛
공명 해방 · Ⅰ
드넓은 유리 거울처럼, 물과 구름이 한결같이 맑구나
공명 해방 · Ⅱ
뜬구름은 아침 이슬과 같아, 눈길 한 번에 사라지는구나
공명 해방 · Ⅲ
풀숲이 우거진 물가 저편, 자욱한 산비가 내려앉네
변주 스킬 · Ⅰ
흐름에 몸을 맡겨
변주 스킬 · Ⅱ
산천을 따라!
변주 스킬 · Ⅲ
그림과 같은 여정
변주 스킬 · IV
내 차례야, 양양
변주 스킬 · V
바람을 타고
회피 성공 · Ⅰ
느려
회피 성공 · Ⅱ
물 흐르듯이
회피 성공 · Ⅲ
이제 알겠어?
회피 반격
좀 성급한 거 아냐?
피격 · Ⅰ
내 실수라 칠게
피격 · Ⅱ
... 한 수 놓쳤네
중상 · Ⅰ
... 옷을 버릴 뻔했네
중상 · Ⅱ
이 일은... 기억해 두겠어
전투불가 · Ⅰ
이 세상의 불꽃을... 다 보지 못했는데
전투불가 · Ⅱ
이런 풍경도... 끝이 있었네
전투불가 · Ⅲ
이번 여정은... 여기까지인가
에코 어빌리티 · 소환
자~ 내 짐 좀 덜어줘
에코 어빌리티 · 변신
아직 부족해?
전투 알림
훗, 어떤 신선한 일을 벌이려고?
글라이딩 날개
세상만사, 전부 내 눈에 담았지
스캔
다 보여~
돌진
형세가 무르익었으니, 달려갈 때야
보급 획득 · Ⅰ
괜찮아 보이네
보급 획득 · Ⅱ
오늘은 운이 따르는 것 같네?
보급 획득 · Ⅲ
음, 상태가 아주 좋은데